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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늘어난 김기태 감독 "고민 없었다면 거짓말"

기사입력 2015.10.06 07:30 / 기사수정 2015.10.06 00:4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솔직히 이 전력을 가지고 고민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

낙엽이 저무는 가을. 길게만 보였던 2015시즌도 정말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정규 시즌 일정을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마치게 된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의 머리카락은 시즌 초반보다 흰머리가 훨씬 더 많이 보였다. KIA에서 1년을 보낸 고단함의 흔적이 희끗희끗하게 센 머리에서 느껴졌다.

5일 삼성전을 앞두고 훈련에 임하는 KIA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 가라앉아 있었다.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었다. 전날(4일) 잠실에서 두산에 대패하면서 남아있던 순위 싸움 불씨가 완전히 꺼졌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름 없는 분위기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사라진 목표 의식에 대한 상실감까지 숨기기는 어려웠다. 무척 아쉬워하면서도,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았던 것에 대한 반성을 동시에 하는 모양이었다.

굉장히 드물게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질타보다 격려를 받는 팀이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약체로 분류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치뤄냈다. 뒷심이 부족해 막판 스퍼트를 발휘할 때 고꾸라졌지만 지난 몇년간 무기력하게 일찌감치 시즌을 자체 종료했던 때와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마지막까지 이토록 간절하게 순위 싸움을 해본 것도 꽤 오랜만이다. 

이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둔 김기태 감독은 가장 먼저 "고맙다"는 말을 꺼냈다. 기대보다 잘해준 선수들의 활약을 칭찬하는게 우선이었다. 또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선수들의 성장에도 많은 점수를 매겼다.

김 감독은 "어제(두산전) 같은 경기처럼 긴장감과 압박감이 엄청난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앞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니 성장했으리라 믿는다. 안좋은 플레이도 있었지만, 그간 대범한 플레이도 분명히 있었다. 저도 새로운 것을 많이 봤다. 개막 초반 6연승, 그리고 시즌 중반 SK-한화를 상대로 6연승을 달렸던 그 때. 우리 팀도 이런 에너지가 있구나 싶었다. 저도, 선수들도 놀랐다. 분명히 우리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강해진 시즌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이제 올 시즌에 대한 반성은 굵고 짧게 마무리하고, 벌써 내년 달력을 꺼내들 시기다. KIA 역시 현재 얇은 전력에서 어느 부분을 과감히 쳐내고, 어느 부분을 어떤 방법으로 보강할지 가을과 겨울에 걸쳐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한다. 

"하위 전력으로 평가를 받았던만큼 솔직히 고민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선수들이 어려움 속에서 이정도 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었던 것 같다"는 김기태 감독은 "내년 목표는 상향 조정 하겠다. NC, 넥센처럼 올해 열세였던 팀에게도 만회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시즌이 끝난 후부터 구체적인 고민을 하겠다"고 각오를 새로이 했다. 김기태 감독의 시계는 벌써 2016년을 가리키고 있었다.

다만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가장 잘한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한사코 손을 저었다. "누구 한명만 꼽을 수가 없다"는게 이유였다. 김 감독은 "이범호, 필, 양현종, 윤석민 같은 투·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 점이 칭찬할만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함께 달린 시즌이기에 어렵다. 이해해달라"며 미소지었다.

KIA는 6일 광주 홈에서 LG 트윈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팀의 6위와 임준혁의 시즌 10승이 달려있다. 5일 경기에서 아쉬운 집중력을 보였던 KIA가 다음 시즌 희망을 위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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