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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제도의 절묘한 결합, KBO리그의 와일드카드

기사입력 2015.10.05 11:02 / 기사수정 2015.10.05 11:19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10개 구단 체제 자연스레 생긴 WC' · 'KBO리그에서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펼쳐진다'

오는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릴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 시즌 처음으로 신설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여러모로' 흥행의 열쇠가 됐다. 정규 시즌 마지막까지 SK를 비롯해 KIA·한화·롯데가 한 장의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며, 한 경기 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됐었다.

많은 팬들은 그들의 경쟁을 지켜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고, 결국 지난달 30일 누적 관중 716만3865명을 기록하며, 지난 2012년(715만6157명)의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시즌 중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근) 여파로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임을 감안할 때 시즌 막판 '와일드카드 경쟁'은 흥행몰이의 공신이었다.

결국 치열한 경쟁은 지난 4일 KIA가 잠실 두산전에서 0-9로 완패하며 KBO리그 첫 와일드카드 티켓의 주인공이 SK로 결정됨으로 막을 내렸다.

와일드카드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현장의 불만이었던 '가을 야구에서 정규 시즌 상위 팀의 이점이 없다'는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기존 KBO리그에서는 3위가 4위에 갖는 '이점'이 없었다. 3위 팀이 홈에서 한 경기를 더 치룬다는 것이었지만,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제도가 생김으로써 3위팀은 4·5위와 비교해 더 많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4위 역시 5위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을 이미 기록하고 있는 상태에서 두 경기(홈)를 펼치고 '1무'만 기록해도 상위 라운드에 진출한다(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팀이 1승 1무 1패일 경우 정규 시즌 상위 팀이 진출).

▲ MLB, 1994년 WC 처음으로 신설…첫 진출팀은 1995년

메이저리그(MLB)는 지난 1994년 3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와일드카드' 제도의 도입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첫 진출팀이 나온 것은 이듬해였다(1995년 와일드카드 진출팀 : NL 콜로라도 로키스·AL 뉴욕 양키스). 1994년의 메이저리그는 '파업'으로 인해 단축 운영이 됐다.

와일드카드가 도입되기 전 메이저리그는 리그(NL·AL) 별로 두 개의 지구가 있었고, 지구 별로 7개의 팀이 경쟁해 우승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30개 구단이 되면서 각 리그별로 지구가 세 개로 나눠졌고, 지구 우승팀이 홀수가 돼 포스트시즌 대진표를 짜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제도가 바로 '와일드카드'이며, 지구 우승팀을 제외하고 리그 별 승률이 가장 높은 두 팀이 단판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펼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긴 팀은 각 리그에서 최고 승률로 지구에서 우승한 팀과 5판 3승의 디비젼시리즈를 갖는다. 리그에서 최고 승률팀을 제외하면 특별한 '이점' 없이 포스트시즌이 이루어진다. 

▲ NPB, WC는 없지만, 정규 시즌 상위팀에 '이점'주는 가을 야구

일본프로야구(NPB)의 포스트시즌은 클라이맥스 시리즈-퍼스트 스테이지와 클라이맥스 시리즈-파이널 스테이지 그리고 일본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12구단이 6팀씩 두 개의 리그로 운영되는 NPB에서 가을 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조건은 리그 별로 3위 이상이다.

그러나 가을 야구에 올라간다고해도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는 '언더독'은 쉽지 않다. 일단 포스트시즌의 모든 경기는 상위 팀의 홈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클라이맥스-파이널 스테이지는 정규 시즌 우승팀에게 1승이 주어진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6판 4선승의 시리즈다. 하위 팀이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원정 경기·1패를 극복해야 된다.

KBO리그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메이저리그가 이 제도를 도입한 배경과 맥락이 비슷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본프로야구의 '어드벤테이지' 규정을 절묘하게 결합한 형태로 진행된다. 길어진 포스트시즌으로 인해 팬들은 '야구'를 더 오래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정규 시즌 상위팀 역시 '이점'을 가지면서 '윈·윈'할 수 있게 됐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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