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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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타자라도" 테임즈의 대기록 이끈 김경문의 약속

기사입력 2015.10.03 06:24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잠깐만 이리 와봐라." 

2일 인천 SK전을 앞둔 NC 다이노스의 김경문(57) 감독이 구단 통역을 불러 세운 뒤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구단 통역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어디론가 향했고, 김경문 감독은 빙긋이 웃었다. 

사연은 이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6홈런-39도루를 기록하고 있던 테임즈는 전날(1일)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경문 감독도 "본인도 얼마나 달성하고 싶겠냐.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다. 특히 (박)민우가 앞에서 잘 출루해주고 있어 도루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아 답답할 것"이라며 테임즈의 마음을 이해해줬다. 

그리고 테임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직접 나섰다. 김 감독은 통역을 통해서 "오늘 도루 기회가 나오지 않으면 1번타자로 내보내줄테니 편하게 마음 먹어라"라는 말을 테임즈에게 전하게 했다.

김경문 감독의 '약속'이 통해서일까. 테임즈는 전날 무안타의 부진을 씻고 첫 타석부터 홈런을 날려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리고 3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냈고, 곧바로 2루로 뛰었다. 테임즈의 40번째 도루가 성공하는 순간이자 KBO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 가입자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40도루에 성공이 확인되자 테임즈는 베이스를 뽑아 드는 세리머니를 하면서 기쁨을 표현했다.

경기를 마친 뒤 테임즈는 "그동안 신경쓰이던 대기록을 치워버려서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피곤하기도 하다"며 그동안의 부담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어 자신의 부담을 털도록 배려를 한 김경문 감독에 대해서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이런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 역시 '1번타자'가 아닌 '4번타자'로 도루에 성공한 테임즈를 향해 "상상도 못한 대기록을 달성했다"며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에릭 테임즈 ⓒ엑스포츠뉴스DB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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