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추석 연휴 동안 KBS에서는 '전무후무 전현무쇼' '네 멋대로 해라' '속 보이는 라디오-여우사이' 등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들은 KBS 예능 편성표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KBS 아나운서에서 프리 선언한 뒤 3년 만에 KBS로 복귀한 전현무의 '전무후무 전현무 쇼'는 28일 방송됐다. 국내 공중파에서 새롭게 시도된 1인 미니멀라이즈 방송으로 최저 예산, 최소 세트, 열린 포맷, 1인칭 전지적 전현무 시점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전현무는 '전무후무 전현무쇼'의 막을 올리면서 "KBS 아들, 인사드리겠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전무후무 전현무 쇼'는 지겹지 않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신영일 아나운서를 비롯해 가수 김흥국, 배우 이계인, 밴드 장미여관의 육중관 등과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전현무 홀로 이끌어나간 '전무후무 전현무 쇼'는 기대만큼 큰 웃음을 주지 못했다. 중구난방식의 진행과 그가 내세운 'B급 코드'는 공감을 얻기 힘들었다. 그나마 뉴스 앵커와 기자로 출연한 뉴스쇼 '전현무의 미래보고서'에서 초등학생들과 인가 감소에 대한 주제를 다루면서 재미를 이끌어냈다.
'전무후무 전현무 쇼'는 전현무의 이름을 내걸 정도로 프로그램의 모든 역량을 전현무에 의존했다. 전현무가 다양한 형태의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지만, 홀로 한 시간을 채우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전현무'라는 진행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불호도 뚜렷했다.
앞서 파일럿 형태로 시청자와 만났던 '네 멋대로 해라'는 29일 전파를 탄 가운데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였다. 기존 진행자인 방송인 정형돈 안정환에 가수 성시경이 합류해 세 명의 진행자의 호흡이 잘 녹아들었다. 반면, '재미를 추구하면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 것인지'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운동선수 출신인 안정환과 현주엽의 방송인 못지않은 입담에, 출연자들의 옷방을 공개하는 것은 눈길을 끌었다. 지난 방송에서 다져온 프로그램 형태에 출연자와 연출자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도 좋아 보였다.
그러나 명품 옷들이 쌓여있는 현주엽의 옷방 등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에 물음표를 붙였다.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옷을 입는 과정이 쉽게 와 닿지 않았다.
정형돈은 '네 멋대로 해라'에 이어 가수 유희열, 작가 유병재와 함께 '여우사이'에서도 활약했다. 방송 전부터 정형돈이 폐렴을 앓으면서도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는 순간들이 카메라에 잡혔다. 라디오 현장이 TV를 통해 전해진 것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날 '여우사이'에서는 정형돈이 폐렴으로 힘겨워하는 가운데 잦은 방송 사고가 담겼다. 출연진들은 정규 편성에 자신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청취자와 소통하면서 시대적인 아픔을 나누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호평받았다.
생방송의 투박한 진행이었지만, '여우사이'는 청취자는 물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유희열 정형돈 유병재가 서로 정규 편성을 포기한 듯 마지막 인사를 건넨 것도 오히려 웃음 짓게 했다. 진솔한 대화가 오고간 '여우사이'는 KBS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고, 정규 편성에도 파란불을 밝혔다.
in999@xportsnews.com/ 사진 = '전현무쇼' '네 멋대로 해라' '여우사이' ⓒ KBS 2TV 방송화면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