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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해진 정의윤, 2016년이 기대된다

기사입력 2015.09.27 07:00 / 기사수정 2015.09.27 00:3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정의윤이 더욱 진지해졌다. 이적생 신화의 진짜 시작은 내년이다.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가 지난 7월 깜짝 트레이드를 발표했을 때 초점은 정의윤으로 쏠렸다. 부산고 소속 당시 타고난 파워와 장타력으로 주목받았던 정의윤은 지난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아 LG에 입단했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LG에서 정의윤은 '만년 유망주'였다. 스무살에 프로에 입문해 벌써 11번째 시즌을 보냈지만 그는 여전히 '잠재력' 있는 타자였다. 깊숙한 곳에 가지고 있는 재능이 꽃 피우지 못하고 봉우리에 머물러 있는 셈이었다. 

그간 LG를 떠난 유망주들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박병호다. 정의윤과 박병호는 2005년 LG 입단 동기다. 정의윤이 2차 1번, 박병호는 1차 지명으로 LG의 선택을 받았다. 박병호 역시 성남고 4번 타자로 고교 시절부터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선수지만, 그 기대가 부담이 됐다. LG 시절 내내 부담과 부진에 시달리다 지난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 됐고, 2012년 시즌 MVP를 시작으로 4년 연속 홈런왕이 확정적인,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그래서 SK와 LG의 트레이드가 발표됐던 당시에도 과연 정의윤이 박병호와 같은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주목 받았다. 소속팀을 옮겨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 자체가 선수에게는 활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반대 실패 사례도 많다.

놀랍게도 정의윤은 SK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적 직전 2할5푼8리였던 타율이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4경기만에 시즌 첫 홈런포를 터트리더니 조금씩 감을 찾아갔다. 지난 8월 13일 친정팀 LG전에서는 홈런 2개 6타점을 쓸어담으며 '최고의 날'을 보내기도 했다. 

9월도 다 끝나가는 이때. 정의윤은 9월 한달간 4할이 넘는(0.407) 타율을 기록 중이다. 한달새 홈런도 7개나 쳤다. 시즌 타율도 3할1푼4리까지 끌어올렸다. 경기수가 모자라 규정 타석 진입까지는 어렵지만, 정의윤은 프로 데뷔 이후 단 한번도 3할 타율로 시즌을 마쳐보지 못했다. 현재까지 시즌 성적 75안타 12홈런 47타점 장타율 5할2푼3리, OPS 0.911로 매우 준수하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인 11홈런은 덤이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4할5푼5리에 달한다. 10개 구단 4번 타자 가운데 누구와 비교해도 가장 뜨거운 선수다. 10경기에서 15안타 3홈런 9타점으로 타격감을 제대로 찾았다. 팀이 패배한 26일 광주 KIA전에서도 정의윤은 4타수 3안타로 투수 구별 없이 고르게 안타를 빼앗았다.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정의윤의 중,고교 시절 모습을 잘 알고 있는 김용희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부터 "분명히 큰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4번 타자로 믿고 기용하겠다. 잠재력이 터지길 바란다"며 강한 신뢰를 심어줬다. 출전한 경기에서 바가지 안타로, 땅볼 타점으로, 행운의 안타로 조금씩 운이 틔이고 좋은 결과가 따라오자 자신감이 상승했다. SK 관계자는 "정의윤이 최근 성적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더 집중하고, 야구를 진지하게 대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용희 감독 역시 "훈련도 정말 열심히 하고, 모범생이 따로 없다. 의윤이가 야구하는 재미를 느낀 것 같다"며 희뭇해 했다. 

SK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든, 실패하든 올 시즌 최대의 수확 중 하나는 정의윤 영입이다. 그간 마땅한 4번 타자가 없었고, 4번 자리에 넣는 선수들마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팀 타선의 가장 중심에 설 수 있는 믿음직한 선수가 생겼다는 자체만으로도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끔 한다. 김용희 감독은 "정의윤은 내년이 더욱 중요하다. 올 시즌 끝나고, 타격폼 등 여러가지를 수정보다는 보완하는 측면에서 한층 세밀한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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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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