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17세이하 축구대표팀이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최종평가전까지 국내 주요 일정을 마치고 2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참이다. 미국으로 가면 결전지 칠레로 가기 전에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다. 대표팀은 계속해서 조직력과 선수들의 호흡,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 월드컵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승우(17)의 각오도 더욱 굳어지고 있다. "이제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그는 현재 좋지 않은 컨디션과 피로 문제를 해결하고 본선에서는 "해왔던 대로 내가 보여줄 것을 보여주겠다"며 월드컵에 임하는 당찬 출사표도 던졌다.
최진철호는 무엇보다 하나의 팀을 강조하고 있다. 최진철 감독은 인천과의 평가전이 끝나고서도 "지난 숭실대와의 연습경기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팀으로서의 플레이는 조금 더 다듬어야 된다"고 말하면서 조직력에 중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승우도 팀에 얼마나 녹아드느냐는 월드컵 본선이 진행되는 10월에도 계속해서 가지고 해결해나가야 할 숙제로 자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이승우가 가장 염두해 둬야 하는 것은 그동안 그를 부각시켜왔던 FC바르셀로나라는 이름표를 떼어 놓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일이다.
바르셀로나 아닌 한국의 이승우를 찾을 무대
이승우를 표현할 때 꼭 뒤따라 오는 것이 바르셀로나라는 꼬리표였다. 스페인 축구명문 중 하나인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이승우의 재능은 많은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실제로도 그에 합당한 자질을 보여주기도 했고 좋은 활약상들도 남겼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부터는 조금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자라나는 이승우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무대다. 바르셀로나가 아닌 한국 대표팀의 이승우로 거듭날 수 있는 발전의 장도 된다. 이전의 아시아챔피언십보다 판이 더 크다. 아시아 선수들에 비해 더욱 기술이 좋고 체격조건 등이 특출난 유럽, 남미, 아프리카 선수들과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단순히 청소년 연령대지만 이번 17세이하 월드컵에서 대표팀에 충분히 녹아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승우가 증명해 보인다면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20세이하 그리고 성인 대표팀에서도 이승우의 활용 능력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대표팀 동료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방식을 잠시 잊고 한국 대표팀과 만들어갈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 분명히 본선에서 상대팀 수비수들은 이승우를 적극적으로 견제할 터인데 이를 해결할 무기도 주변과의 호흡에 있다.
최진철 감독도 이를 강조하고 있고 이승우도 알고 있다. 최 감독은 "팀에 공격적인 특성과 포인트를 가지고 있지는 못한 상태에서 이승우에 치우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전을 지켜 본 인천의 김도훈 감독도 이 점에 주목했다. 그는 "최진철 감독님도 이승우 시프트가 막힐 것을 대비하겠지만 막혔을 때 상대가 맨투맨 수비나 이승우의 스타일과 맥을 잡게 되면 어려워질 수 있다. 준비를 잘해야 한다. 언제까지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축구를 할 수는 없다. 지금은 여기 대표팀에 있으니 이곳 선수들의 습관을 익혀 놓고 발을 맞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우의 기술보다 이승우의 정신력이 빛을 봐야
대표팀이 바르셀로나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남다른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술을 위주로 교육하는 바르셀로나와 달리 대표팀은 대표 선수로서의 정신력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강인한 체력과 투혼이 좋은 성적을 내는 도구로서 구실을 했고 이번 최진철호 역시 전반적으로 기술이 좋은 어린 선수들에 이러한 정신력과 경기를 장악할 수 있는 체력을 입혀 그 사이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기술에서만큼은 동연령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승우 등에게도 여러가지 핸디캡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체력과 정신력을 끌어올림으로서 찾아내는 과정을 지금 밟아가고 있다.
24일 인천과의 평가전에서 이승우는 후반전에 교체 투입됐다가 피로도가 누적돼 25분만에 다시 나왔다. 이번 경기는 무리할 필요가 없어 휴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실전에서는 이도 경기장에서 이겨내는 노하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해 보였다.
이와 관련해 김도훈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서는 컨디션이 많이 안 올라온 모습이었다. 피로가 누적됐다면 이겨낼 줄도 알아야 한다. 모두 하나의 배우는 과정이다. 팀과 같이 이겨 나가야 한다. 지금의 이승우는 충분히 더욱 팀을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선수고 지금도 그러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승우는 놀랄 만한 부분을 많이 가졌다"고 칭찬하면서도 "아시아가 아닌 세계적인 또래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이번 월드컵에서 현재 부족한 부분을 이겨내야 한다. 이번 평가전 한 경기만이 아니라 다른 때에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최진철호는 미국으로 넘어간 뒤 이승우와 장결희 등 일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 차츰 회복되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본선에 나설 예정이다. 화려한 경기도 좋지만 한국은 강한 의지를 앞세운 경기력으로 그동안 연령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이승우를 비롯해 최진철호 역시 남다른 집중력과 투혼이 잘 발휘된다면 기존의 좋은 기술력과 함께 동반 효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이승우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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