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e스포츠가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커지며 새로운 포지션이 많이 생겼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게임 내 밴픽과 전략을 수립하는 코치도 예전에는 극소수의 팀에만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팀이 최소 한 명의 코치를 보유하고, 일부 팀은 두 명 이상의 코치가 활동 중이다.
북미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인 TSM 역시 코치를 두고 있다. 바로 '로코도코' 최윤섭. TSM과 MiG, 스타테일, CLG, 나진, 콴틱 게이밍 등 다양한 팀을 거친 그는 선수 생활을 정리한 후 TSM에 코치로 자리 잡았다.
MiG 시절 바텀 듀오였던 '매드라이프' 홍민기는 그를 '천방지축'이라는 네 글자로 설명했다. 그러나 코치가 된 지금 그는 예전보다 많이 차분해진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 코치로 활동하니 어떤가.
같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활동하지만 선수 때와 완전히 다르다. 선수 때보다 지루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건 똑같다.
자신이 TSM의 롤드컵 진출에 얼마나 기여했다 생각하는지.
아예 없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웃음). 하지만 TSM은 매번 롤드컵에 진출한 팀이고, 어찌 보면 TSM의 롤드컵 진출은 당연한 일이라 볼 수 있다.
'코치 최윤섭'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자면.
나이도 어리고 코칭 경험도 없다. 무엇보다 코치 최윤섭은 철이 덜 들었다(웃음). 아직도 더 변화가 필요하고 배울 것도 많다.
LCS NA에서 TSM은 어느 정도의 위치인가.
솔직히 이번 시즌은 힘든 시기였다. 시즌3에서 C9에게 북미 절대강자 자리를 내줬다. 다행히 다음 시즌에 최고의 자리를 되찾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른 팀도 재정비를 마치며 힘든 싸움이 많았다. 더구나 많은 팀이 코치를 영입하며 머리싸움도 심했다. 하지만 여전히 TSM은 북미 최고의 팀이며, 다른 지역팀을 포함하더라도 1,2위를 다툰다고 생각한다.
롤드컵 조 추첨식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우리에게 최악의 조 편성이라 생각한다. 저번 시즌은 1번 시드를 받은데다 운이 좋아서 편한 조에 편성됐다. 그래서 TSM이 편성 운이 좋아 8강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8강에 오르면 아무도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하지 못할 거다.
이번 롤드컵은 다른 시즌보다 더 열심히 준비 중이다. 연습도 잘 되어간다. 하지만 조가 힘드니만큼 우리만 잘한다고 8강에 오를 수 있을 거 같지 않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할 거고, 우리가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같은 조의 LGD와 kt 롤스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다 친한 선수들이 있는 팀이라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LGD는 중국 1위팀 답다. 특히 '임프' 구승빈을 중심으로 한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중국어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롤드컵 같은 중요한 무대에서 미스 플레이가 나올 수 있지만, 이미 중국 1위 팀이 됐다는 거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다는 걸 증명했다. 정리하자면 LGD는 탄탄한 기본기와 구승빈의 캐리력이 인상적이다.
kt 롤스터는 '썸데이' 김찬호와 '피카부' 이종범이 있다는 거 만으로도 위협적인 팀이다. kt와 스크림을 했을 때도 김찬호와 이종범에게 고생했다. 특히 이종범은 스스로 게임 분석을 많이 하는 선수로 알려졌고, 그래서 로밍 타이밍이 정말 날카롭다. '나그네' 김상문도 친한 선수 중 한 명인데, 정글에서 미드로 이동했음에도 꾸준한 실력을 보인다. '애로우' 노동현은 결승 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괜찮은 원거리 딜러라 생각한다.
롤드컵에 출전한 SKT와 쿠 타이거즈는 어떻게 생각하나.
SKT는 이번 롤드컵에 진출한 팀 중 제일 잘하는 팀이다. SKT처럼 라인전을 하는 팀은 많아도, SKT의 운영을 따라올 팀은 없다. '페이커' 이상혁, '마린' 장경환이 인상적이고, '벵기' 배성웅도 최근 들어 기량이 더 상승했다. 운영과 선수 기량에서 SKT를 따라올 팀이 없다.
반면 쿠 타이거즈는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눈에 띄는 팀은 아니다. 못 하는 선수가 없지만, 해당 포지션에서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도 없다. 그래도 '고릴라' 강범현은 정말 잘하는 선수라 생각한다. 쿠 타이거즈의 장점은 새로운 패치에 적응을 잘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거부감이 없다는 거다. 5.18패치에 얼마나 적응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결정될 거로 보인다.
TSM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어느 팀이 상대가 될 거 같나?
LGD나 SKT, 그리고 EDG 중 한 팀이 상대가 될 거 같다. 목표는 롤드컵 우승이지만 벌써 결승을 바라보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일단 8강에 진출하는 게 눈앞의 과제다.
16강에는 TSM, LGD, kt 중 한 팀이 올라갈 거 같다. 가장 위협적인 팀은 LGD인데, 팀 전체가 구승빈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갱킹이든 교전이든 구승빈을 중심이 되어 위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5.18 패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롤드컵 대비 패치라 큰 변화는 없다고 본다. 사소한 버프와 너프가 있는데, 모데카이저나 갱플랭크, 그리고 룰루 너프는 당연한 수순이라 본다. 또한 버프를 받은 트위치, 신드라는 충분히 롤드컵에서 나올 수 있을 거라 본다. 다양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게 한 패치라고 평가한다.
롤드컵에서 깜짝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챔피언이 있다고 보는가?
있다. 다만 밝힐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해야 하니까(웃음).
한국 선수 중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한국 경기도 많이 지켜보는데, 역시 '썸데이' 김찬호가 가장 돋보인다. 탑 라이너는 크게 캐리형 탑과 유틸리티형 탑으로 나뉜다. '플레임' 이호종은 잭스나 이렐리아, 그리고 케넨이나 쉬바나 같이 스플릿 푸시가 가능하거나 캐리력 강한 챔프를 잘 다루는 탑이 있다. 또한 '에이콘' 최천주 같이 럼블이나 룰루, 마오카이같이 유틸리티성이 강한 탑 라이너가 있는데, 김찬호는 이 두 가지 모두 잘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국 팬들에게 좋은 모습보다 워낙 천방지축인 모습을 보여서 아마 날 좋아하는 분은 얼마 없을 거 같다(웃음). 그래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린다. 그리고 롤드컵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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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