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5강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부분을 단속해야 한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팀 실책이 적다. 16일까지 69개로 9위 NC(75개)보다 6개 적고, 1위 넥센(103개)과는 30개가 넘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중요한 경기에서 나올 경우 여파는 더 크다. KIA가 1승 1패로 마감한 주중 첫 한화와의 2연전에서도 수비 문제가 2경기 내내 발목을 잡았다.
선발 스틴슨이 1회에 5실점하고 강판됐던 15일 경기에서 실점 과정이었던 1회초 우익수 신종길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만루에서 주자 1~2명은 충분히 홈에 들어올 수 있는 타구. 신종길은 1루 주자를 3루에서 잡기 위해 재빠르게 공을 3루로 뿌렸다. 하지만 방향이 어긋났다. 베이스 앞에 서있던 이범호의 글러브를 지나 더그아웃 방면까지 흘러나가는 송구 실책이 됐다.
그러나 기록되지 않은 실수가 6회초에 나왔다. 김회성의 안타때 좌익수 오준혁이 주저 앉으며 캐치를 시도 했다. 잘하면 호수비가 될 수 있었지만, 불행히도 타구 떨어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공은 오준혁의 글러브를 외면하고 펜스 앞까지 데굴데굴 굴러갔다. 단타로 막을 수 있었던 타구가 3루타가 되고 말았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정된 수비를 자랑했던 베테랑 포수 이성우의 '멘붕(멘탈 붕괴)'이 찾아왔다. 6회초 한승혁과 김명찬의 바운드성 투구때 네번이나 폭투가 나왔다. 처리하기 까다로운 타구를 빠트린 것이 실점으로 이어진 후에는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공까지 뒤로 빠지고 말았다. 5회까지 KIA는 어렵게 2득점을 올리며 추격의 여지를 마련한 상황이었지만, 6회초 2실점으로 사실상 의지가 꺾였다.
김기태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수비 실책 상황에 대해 묻자 연신 곤란한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애석하게도 엉성한 수비 실수는 다음날도 계속됐다. 2회초 선취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연속해서 어설픈 수비들이 나왔다. 무사 주자 1루에서 최진행의 유격수 방면 타구는 유격수 강한울과 2루수 김민우가 충돌하면서 내야 안타가 됐다.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타구 속도와 방면을 생각하면 납득이 되는 안타였다.
그러나 무사 주자 1,2루에서 김회성이 희생 번트를 시도하는 와중에 포수 백용환의 블로킹 실수로 2루 주자 김태균의 3루 도루를 허용한 것은 아쉬웠다. 결국 한화는 김회성의 희생 플라이로 가볍게 선취점을 얻었다.
계속되는 2사 주자 1루 위기에서 한화 조인성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1루 주자가 이성열임을 감안했을때 주자가 홈까지 들어오기에는 쉽지 않은 타구였다. 하지만 KIA의 중계 플레이가 실패하면서 여유있게 세이프 됐다. 외야에서 전달된 공을 중간 지점인 유격수 강한울이 포구하지 못하고 빠트리면서 승부를 걸어볼 틈이 없었다.
KIA는 5강 진출 희망이 남아있다. 5위 롯데와 1경기 차. 하지만 타격이 뜨거운 롯데와 달리 KIA는 타격보다 수비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팀이다. 그래서 더더욱 수비 실수가 줄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경기 전체 흐름이 상대팀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최소 실책'이라는 명예 뒤에 함정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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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