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은 거의 매 경기 1회에 고전하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기록이 말해준다.
KIA는 15일 광주 한화전에서 2-7로 패했다. 사실상 1회부터 판정패였다. 선발 투수로 나선 스틴슨이 아웃카운트 2개 잡는 동안 5실점 하고 물러나, 초반부터 흐름이 한화쪽으로 흘렀다. 더군다나 KIA 타선은 한화 투수들 공략에 실패해 숱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득점에 그쳤다.
선두 타자 정근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스틴슨은 까다로운 타자 이용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3번 타자 김경언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4번 타자 김태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주자 1,2루. 주자 2명이 나가있는 상황이지만 큰 산 2개를 넘었기 때문에 상대 공격 흐름을 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진행의 땅볼 타구가 마운드를 맞고 유격수 앞으로 튀어 내야 안타가 되면서 스틴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성열의 적시타때 우익수 신종길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2점으로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 주자 싹쓸이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몸에 맞는 볼과 볼넷 다시 적시타. 결국 순식간에 5점을 내주고 끝내 1회를 마치지 못한채 스틴슨이 물러났다.
스틴슨은 유독 1회 약점을 가지고 있다. 시즌 전체 피안타율이 2할8푼4리, 이닝당 출루 허용이 1.50인 반면 1회로 폭을 제한하면 피안타율 3할8푼2리로 껑충 뛴다. 피홈런도 6개, 볼넷 14개로 다른 이닝에 비해 많은 편이다. 또 1번 타자와의 승부도 어렵다. 상대 9개 구단 1번 타자를 상대로 2루타 7개와 홈런 4개를 포함해 31안타 피안타율 3할9푼2리를 기록했다. 이 역시 다른 어떤 타순에 있는 타자들보다 훨씬 높은 기록이다. 곧 잘못 꿴 첫 단추가 그날 투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반대로 1회를 무사히 넘긴 날은 나머지 이닝도 순조롭게 흐른다.
스틴슨은 올 시즌 KIA에서 양현종과 함께 '원투 펀치'를 맡고 있다. 즉, KIA 벤치는 스틴슨이 선발로 나설 경우 패배 확률보다 승리 확률이 좀 더 높다고 가정하고 계산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본인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하지만 15일 경기처럼 1회부터 상대에게 흐름을 완전히 빼앗길 경우, 제대로 승부를 걸어보지도 못하고 힘이 빠진다. 시즌 막판까지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스틴슨의 1회에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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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