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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50%↓, 로저스의 축구가 위험하다

기사입력 2015.09.14 16:41 / 기사수정 2015.09.14 16:51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리버풀의 사령탑, 브랜든 로저스(42) 감독의 축구 철학이 위기에 빠졌다. 점유율 축구를 자신의 기반으로 삼아왔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에 생긴 차이에 흔들리고 있다. 5년새에 그의 축구는 점유율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그렸다. 최근 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까지 포함해 올 시즌에도 로저스의 축구는 위협받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주관방송사 '스카이스포츠'는 14일(한국시간) 로저스 감독의 축구철학에 의문부호를 던졌다. 지난 2011-2012시즌 스완지시티를 이끌던 당시의 지표까지 종합해 위기에 빠진 로저스 감독의 현재의 상황을 전했다. 리버풀 소식에 능통한 아담 베이트가 쓴 이 글은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사실들을 전해줬다.

계속 하락세인 로저스의 '점유율 바라기' 축구

로저스 감독은 자신의 축구에 대해 매번 "공을 점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도 "경기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공을 소유하는 것이다. 나는 오랜기간 축구에 몸담아왔고 내 철학은 항상 점유율에 있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의 결과물은 로저스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로저스 감독은 지난 2011-2012시즌 스완지 시절을 포함해 5시즌동안 점유율이 떨어지는 축구를 하고 있다. 2011-2012시즌 스완지에서 평균 57.7%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로저스 감독은 리버풀로 자리를 옮긴 2012-2013시즌에는 57.2%를 기록하면서 리버풀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2013-2014시즌에는 55.6%, 2014-2015시즌 54.4%, 이번 2015-2016시즌 5경기에서 49,8%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에 치른 맨유전에서는 경기중 한때 37%까지 떨어지면서 무기력한 경기 내용을 보였다.

점유율 축구는 오랜기간 발을 맞추고 서로가 익숙해져야 되는 법인데 리버풀은 그동안 너무 많은 선수들이 시즌마다 바뀌었다. 지난 여름이적시장에도 가장 시끄러운 나날을 보냈던 리버풀은 중요했던 맨유전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9명의 선수들이 바뀐 선발 라인업으로 나섰다가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 5년새 점유율 떨어진 로저스 감독의 축구

2011-2012 시즌 : 57.7% (스완지시티)
2012-2013 시즌 : 57.2% (리버풀)
2013-2014 시즌 : 55.6% (리버풀)
2014-2015 시즌 : 54.4% (리버풀)
2015-2016 시즌 : 49.8% (리버풀)



벤테케와 4-3-3, 그리고 많기만 한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가 가장 앞에 섰다는 점도 한몫했다. 벤테케는 압도적인 피지컬을 앞세워 긴 패스를 받고 힘으로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스타일에 가깝다. 이렇다보니 경기중에 선수들은 벤테케를 향해 단번에 연결되는 긴 패스를 자주 시도했고 자연스럽게 리버풀의 점유율도 떨어뜨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로저스 감독도 인정했다. 본인도 그 부분이 답답했던 눈치다. 맨유전이 끝나고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가 플레이하는 방식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벤테케에게 곧바로 공을 주는 것은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다. 모든 이들은 공을 원하고 축구를 하면서 공을 가지고 가야 한다. 그리고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자기 팀의 경기력에 나온 문제점을 지적했다.

리버풀에서 2013년까지 활약했던 제이미 캐러거는 로저스 감독이 4-3-3을 너무 고집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리버풀이 데리고 있는 공격수들의 유형이 너무 한정돼 있고 이러한 환경에서 로저스 감독이 굳이 4-3-3을 억지로 쓰려고 하고 있다는 분석도 담겼다.

로저스 감독은 4-3-3의 신봉자로 유명하다. 그가 처음 감독이 되기 위해 스페인에서 공부할 당시에도 이 4-3-3을 연구하는 데 많은 힘을 들였다. 2004년 첼시의 유스 매너지로 있던 당시에도 조제 무리뉴 감독이 세운 4-3-3의 영향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감독으로 활약한 이후에 4-3-3은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경지로 굳어졌다. 리버풀에서도 패스 축구를 기반으로 한 4-3-3을 원하고 있지만 사이드에서 뛰거나 좌우로 넓게 뛸 수 없는 공격수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공격수 3명을 둔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캐러거의 생각이다.

캐러거는 맨유전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필리페 쿠티뉴가 이날 경기에서 징계로 나오지 않았다. 대신 나선 대니 잉스는 쿠티뉴를 대신해 넓게 벌리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요구 받았지만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못했고 최전방 벤테케도 지원하지 못했다.

캐러거는 "나는 4-3-3에 대해 집착하는 현재의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면서 "로저스 감독은 4-3-3을 쓰기를 바라면서 리버풀에왔다. 그리고는 그것이 잘 안됐다. 스트라이커들이 팀에 얼마나 녹아드느냐가 관건이었고 이는 독에게 달렸었다. 리버풀은 많은 스트라이커들을 데리고 왔지만 정작 4-3-3에 활용할 공격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베르토 피르미누도 넓게 뛰는 스타일이 아니고 자세히 보면 쿠티뉴도 아니다. 결국 조단 아이브 뿐이다. 잉스에게 그런 역할을 주문했는데 맨유전에서 그러지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리버풀은 올 시즌 5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리그 9위에 올라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경기력과 확실하지 못한 공격 색깔, 5경기동안 3골밖에 넣지 못한 빈공은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과연 로저스 감독이 이 난관을 어떻게 뚫고 가게 될 지 주목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로저스 감독, 벤테케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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