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훗스퍼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23)의 역할이 레버쿠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플레이했다. 주로 왼쪽 날개로 뛰다 자유로운 위치 변경을 통해 중앙과 오른쪽에서도 종종 골을 뽑아냈다. 이적을 결정한 시점에서는 골문과 다소 멀어진 상황에서 패스 중심의 이타적인 면을 강요받기도 했다.
토트넘에서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변하지 않았다. 13일(한국시간) 선덜랜드와 토트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의 모습은 새로운 팀에 막 합류해 아직 적응기가 필요해보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공격 전 지역에 걸쳐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손흥민에 대해 "9번(최전방공격수) 역할을 할 수 있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도 볼 수 있다"며 중앙과 측면을 상황에 맞춰 기용하겠다고 전했다.
그래선지 포체티노 감독은 선덜랜드전에서 손흥민의 위치를 레버쿠젠과 한국대표팀에서 주로 보던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정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좌우 날개를 좁혀 중앙을 활용토록 해 가운데서 움직이는 시간이 많았다. 이는 전반이 끝나고 토트넘이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올린 히트맵에서도 잘 드러난다.
토트넘이 중앙을 적극적으로 노리길 원함에 따라 손흥민은 조금 더 섬세한 볼터치가 요구된다. 데뷔전에서 손흥민의 아쉬움은 패스를 받은 볼을 주변 선수에게 연결도 하지 못하고 뺏기는 장면이 심심찮게 나왔다. 터치가 세밀하지 못하면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원톱 케인이 2선으로 자주 내려오면서 위치가 겹치는 것도 답답한 이유 중 하나였다. 잘 알려졌다시피 케인은 이타적이며 연계가 좋은 원톱이다. 이날도 케인은 2선과 3선의 위치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 직접 공격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손흥민, 델레 알리와 자주 동선이 겹치는 장면이 많았다. 케인의 공간을 손흥민이나 알리가 침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몇차례 실수가 나오다보니 손흥민은 경기 초반 과감하게 시도하던 슈팅이나 드리블이 경기 내내 잘 보이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는 더욱 위치가 중앙 밑으로 내려와 패스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후반 5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고도 수비수가 몰려있는 주변에 패스를 해 적극성의 부재도 나타났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조금은 보완해야 할 부분을 확인한 손흥민은 후반 16분 앤드로스 타운젠드와 교체돼 아쉬운 데뷔전을 마쳤다.
손흥민의 데뷔전을 앞두고 장시간 프리미어리그서 공격수로 뛴 박지성은 지난 11일 취재진을 만나 "프리미어리그의 공격수가 수비 가담을 요구받긴 하지만 공격력이 뛰어나면 그 부분은 상관없는 일"이라며 "얼마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손)흥민이의 수비 가담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공격적으로 나서라고 조언했다. 손흥민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토트넘 SNS 계정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