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이동국(36,전북)은 슈퍼맨이다. 예능프로그램을 떠나 그라운드에서 이동국만큼 한결같은 선수는 없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이동국이 또 하나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흔히 정상급 공격수를 가리는 기준은 한 시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릴 수 있느냐다. 한팀의 최전방을 시즌 내내 책임지는 스트라이커에게 쉬운 목표치일 수 있으나 10골을 넘게 뽑아내는 공격수는 열 손가락을 채우지 못한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 이상 넣은 선수는 9명이었다. 2013년에는 8명으로 한 명 더 적었다. 30경기를 치른 올해도 10골을 돌파한 선수는 7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두 자릿수 득점은 쉽지 않다. 더구나 이런 행보를 여러 시즌에 걸쳐 보여주기란 더욱 어렵다.
일관성 있는 활약과 몸상태를 유지해야 가능한 대기록을 이동국이 달성했다. 이동국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0라운드에서 1골을 뽑아냈다.
0-0으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든 이동국은 이재성의 도움을 받아 올 시즌 리그 10호골을 기록했다.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한 이동국은 이로써 7시즌 연속 10골 이상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2009년 전북에 입단한 이동국은 첫해 22골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26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7년 동안 변함없이 전북의 최전방을 지키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이동국은 종전 데얀(2007~2013년)이 가지고 있던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최다기록과 동률을 만들었다.
프로 데뷔 초반만 하더라도 이동국에게 두 자릿수 득점은 의외로 어려운 목표였다. 1998년 프로 첫해 11골을 넣으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2009년 22골을 넣기 전까지 10골 이상을 뽑아낸 시즌은 2003년 광주 상무 시절(11골) 한 번 뿐이다.
오히려 30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동국의 꾸준함은 앞서 필드플레이어로 400경기 출장기록을 달성하면서 한 차례 입증된 바 있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공격수는 30대 초반부터 정점에서 서서히 내려온다. 가장 중요한 민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격수가 저 나이까지 뛰는 것을 넘어 정상급을 유지하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말로는 체력이 타고났다고 하는데 훈련이 끝나면 바로 냉탕으로 들어가는 등 준비 자세가 여전히 훌륭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꾸준함의 비결은 뭘까. 정작 이동국은 덤덤하다. 지난 7일 만났던 이동국은 "몸관리를 위해 굳이 하지 않는 일은 없다.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보자는 성격이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쪽에 신경을 쓴다"면서 "대신 감독님이 많이 배려를 해주신다. 뜻하지 않는 부상이 올 수 있는 나이라 훈련보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나를 믿고 결정을 해주셔서 스스로 관리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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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