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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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 애정' 필,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5.09.11 06:44 / 기사수정 2015.09.11 02:1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효자'는 내년에도 빛고을에 머물것인가.

KIA 타이거즈는 지난 2014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외국인 선수 기용이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확대되면서 KIA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만년 유망주'였던 필을 영입했다. 그리고 지난 가을 재계약에 성공한다. KBO리그 2년차. 적응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는 필을 내년에도 한국에서 볼 수 있을까?

◆고군분투

올 시즌 필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는 '고군분투'다. KIA는 최근 몇 년에 걸쳐 타선이 좋은 팀은 아니었다. 마운드의 높이로 승부를 보는 팀이었다. 바꿔 말하면 근 10년간 빈타에 시달리는 중이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마찬가지. 일정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던 안치홍, 김선빈이 빠져나가면서 타선은 더욱 헐거워졌다. 그런 상황에서 필의 고군분투가 빛난다. 타율 30위 내에 KIA 소속 타자는 필(0.327,10위) 단 한명 뿐이다. 규정 타석을 소화한 타자 자체가 필과 이범호 뿐이고, 이범호는 25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펀치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기복이 있었기에 타율(0.269)은 낮다. 또 필은 지금까지 125경기를 소화하면서 124경기에 출전했다. 결장한 경기는 에반과 스틴슨이 동시 등판하면서 출전 기회가 무산됐된 날이다.

◆결승타 13개

모 구단 감독이 필을 두고 "정말 영리한 타자다. 그렇게 안보일지 몰라도 여우같다. 저런 선수는 어느 구단이나 탐낼 수 밖에 없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적이 있다.

필은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초 이현승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며 결승타를 하나 더 추가했다. 올 시즌 자신의 13번째 결승타다. 이는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한다. 1위 나성범(18개), 2위 최형우(16개)에 이어 박병호와 함께 공동 3위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결승타를 때려냈다.

홈런의 임팩트는 더 크다. 필은 두산전 홈런까지 포함해 20개의 아치를 그렸다. 홈런 하나하나 뜯어보면 임팩트가 대단했다. 끝내기 홈런, 동점 만루 홈런은 그의 전매특허. 테임즈, 나바로보다 홈런 갯수는 적을지 몰라도 영양가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앞과 뒤를 받쳐주는 김주찬의 부상 공백이 없었다면, 나지완과 이범호의 슬럼프가 적었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쌍방향 애정

착한 성품으로 이름난 필은 팀내 동료 선수들과도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한글을 거의 완벽하게 읽을 수 있고,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형님", "밥 먹었어?" 같은 간단한 한국말도 능숙한 발음으로 구사한다. 다음 목표가 '한국어 잘하기' 인만큼 문화 적응에도 열심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간혹 그라운드 안팎에서 알게 혹은 모르게 부리는 말썽(?)도 없다. 에반-스틴슨 동반 출격으로 연속 출장 기록이 중단됐을 때도 아쉬운 기색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당연히 구단도 필을 신뢰한다. KIA 구단 한 관계자의 "필은 단 한번도 'NO(안돼)'가 없다. 가끔 피곤할 법한 상황에서 사인 부탁이나 인터뷰 요청, 행사 참여 요청 등이 들어와도 늘 흔쾌히 'OK' 한다. 참 고마운 선수"라는 칭찬에서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서 승부욕이 없는 선수는 아니다.

◆재계약 가능성은?

아직 페넌트레이스가 끝나지 않았다. 보통 외국인 선수 계약은 시즌 종료 후 이뤄지고 발표된다. 하지만 시즌 말미에 접어들 수록 재계약 가능 선수들은 대충 윤곽이 나온다. 물론 KIA 구단이나 코칭스태프는 외국인 선수 재계약과 관련해 그 어떤 이야기도 밖으로 꺼내지 않은 상태다.

먼저 본인에게 생각을 물었다. 필은 "구단에서 원한다면 다음 시즌에도 KIA에서 뛰고 싶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팀에 적응도 했고, 한국 리그에서 뛰는게 좋다. 물론 구단이 먼저 제안을 해줘야겠지만 일단 나는 계속 이곳에서 뛰고싶다"고 말했다. 

보통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외국인 선수 가운데 리즈처럼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꿈꾸는 이도 있다. 필은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미련은 없냐는 질문에 "사실 내가 조금 더 어렸다면 욕심을 냈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니까. 하지만 지금은 나보다 어린 유망주들이 그곳(메이저리그)에 많다. 내가 감독이어도 서른이 넘은 나보다 어린 선수를 기용할 것 같다. 또 가족들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만약 KBO리그에 나를 원하는 팀이 없어서 재계약을 못하게 된다면 그때는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며 미소지었다.

현재 필의 최대 관심사는 오로지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매일매일 남은 경기 숫자를 정확하게 카운트하면서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다. 아직 KBO리그의 가을 야구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바람이 더욱 크다. 필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휴식기가 짧아져도 좋다"고 강조했다. 그가 바람을 이루고 다음 시즌 재계약까지 완료할 수 있을까. 

NYR@xportsnews.com/ 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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