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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타격폼 변화' 서건창은 더 강해졌다

기사입력 2015.09.03 07:00 / 기사수정 2015.09.03 00:1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살다 보면 그리고 야구를 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순간이 찾아온다. 매우 영광스러운, 기쁜 일일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악재일 수도 있다. 서건창에게는 부상이 그랬다.

단일 시즌 201안타. 30년이 넘는 한국 프로 야구 역사상 누구도 넘지 못한 기록. 평생 자신의 앞을 따라다닐 대기록을 세웠지만 서건창은 다음을 준비했다. 안주보다 도전을 택한 셈이다. 

일단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근육량을 늘려 체격을 키웠다. 한 눈에 보기에도 차이가 컸다. 그런다 시즌 개막 하자마자 부상이 찾아왔다. 4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1루 베이스로 들어가던 도중 상대 야수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후방 십자인대 부분 파열 부상을 입었다. 넥센은 마야에게 '노히트 노런' 수모를 겪은 것보다 부동의 톱타자 서건창을 잃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다.

다행히 재활 속도가 빨랐다. 당초 시즌 아웃에서 전반기 아웃, 그리고 6월내 복귀가 가시화 됐다. 빠른 속도로 회복한 서건창은 6월부터 1군 경기에 출장했다. 

그런데 복귀 이후 모두가 알던 서건창 특유의 타격폼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스프링캠프때부터 본인의 의지로 손과 팔의 위치를 조정했다. 이전 타격폼은 손과 팔이 딱 붙어 있다가 배트를 내는 느낌이었다면, 수정 이후로는 가슴과 손 그리고 팔 사이에 조금 더 틈이 생겼다. 타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7월 16경기에서 60타수 13안타 타율 2할1푼7리. 장타는 2루타 4개. 꾸준히 시즌을 소화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냈을지도 모르지만, 부상 공백이 밸런스에 영향을 미쳤다. 코칭스태프는 맨 처음 서건창이 타격폼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을때, "굳이 왜 201안타를 친 폼을 바꾸려고 하느냐"고 우려하면서도 '뜯어 말리지'는 않았다. "원하는대로 못해서 미련이 남는 것보다 원하는대로 해보고 본인이 깨닳는게 더 낫다"는게 판단이었다.



8월부터는 경기 감각도 완벽하게 회복했고, 월간 타율도 4할2리까지 올랐다. 지난주부터는 또 한번의 변화를 줬다. 손 위치는 가장 좋았을 때로 돌아가되 고개 각도를 미세하게 바꿨다. 심재학 타격 코치는 "이전에는 고개를 완전히 고정시켜 조금 뻣뻣했다면, 지금은 부드럽도록 교정했다. 경직된 부분이 풀어지고 편하게 투수를 응시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과 팔을 가슴에서 더 뗐을때는 회전력이 커지다보니 배트 타이밍이 조금씩 늦었다. 그래서 지난주 롯데전을 앞두고부터 다시 변화를 줬다"고 덧붙였다.

서건창은 타격폼 변화 과정에 대해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정체되지 않고 계속 공부한다고 생각했다. 더 발전하기 위해 고민한 과정 속에서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돌아봤다. 굳이 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많은 것이 녹아있는 체득 경험이었다.

서건창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40타수 20안타 5할. 특히 2일 목동 LG전에서는 역전 2타점 결승타를 비롯해 3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경기 MVP로 선정됐다.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이 골고루 번갈아가며 부상을 입은 넥센. 염경엽 감독은 그중에서도 서건창의 부상을 가장 안타까운 장면으로 꼽았다.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면 완벽하게 정상의 고지에 올라설 수 있었다"는게 그 이유.

그러나 시련은 서건창을 강하게 만들었다. 자신만 할 수 있는 독특한 타격폼을 바탕으로 또다른 전설을 향해 발전하고 있다.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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