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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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일夜화]'3대천왕' 왜 백종원 콘텐츠를 못 살리나

기사입력 2015.08.29 06:50 / 기사수정 2015.08.29 01:24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삼고초려 끝에 데려온 백종원은 일주일에 절반을 이 프로그램 녹화에 쏟아붓지만 정작 방송에서 그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첫 방송이었지만 특이할 것 없었고, 정체성 또한 알 수 없었다.

28일 첫 방송된 SBS 새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천왕'은 백종원이 매주 특정 음식을 선정하여 전국 각지의 맛집을 찾아가 직접 시식을 한 후 대표 3인의 요리 명인을 선정하여 스튜디오로 초대, 88인의 일반인 맛 판정단 앞에서 즉석 요리 대결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선정된 음식은 서민들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대중적 메뉴 돼지불고기. 백종원은 전라남도 나주, 경상북도 대구, 김천과 서울을 오가며 돼지불고기 맛집을 찾아다녔고, 그 결과 선정된 세 곳의 돼지불고기 집이 '3대천왕'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쳤다. 제작진에 따르면 맛에 대한 탐구 정신이 뛰어난 백종원은 "한 번에 몰아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5곳의 맛집을 3일에 걸쳐 다녔다. 여기에 촬영일까지 더한다면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3대천왕'에 쏟아부은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백종원이 흘린 땀방울은 좀처럼 엿볼 수 없다. 초반 30분 가량의 '맛집탐방' 영상이 끝나고 대결이 시작되면 백종원의 포지션은 갈 곳을 잃은 느낌이다. 김준현이 먹선수로서 대결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를 이휘재가 중계하는 상황에서 백종원은 중간 중간 요리 팁 정도를 전수할 뿐이다.

백종원이라는 핫한 콘텐츠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백종원의 이름을 건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적어도 그가 원톱의 느낌이 들어야하건만, 정작 백종원은 방송 중반 이후부터 분량도, 진행도, 예능도, 요리도 하지 않는 애매한 위치에서 추임새만 넣어가며 사람 좋은 미소만을 짓고 있다. 이럴거면 제작진의 삼고초려는 필요 없었다. 그 역할은 방송인 누구를 데려와도 중간은 했을 것이다.

쿡방도, 맛 기행도, 먹방도, 요리 서바이벌도 놓치기 싫었던 제작진의 욕심이 오히려 백종원의 위치를 어중간하게 만들었다. 제작진은 27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맛의 공감'이 가장 큰 예능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맛의 공감'에 앞서 이 방송과 백종원의 정체성을 확실히 잡아나가는 게 우선돼야 할 것 같다. tvN '수요미식회'의 전문적 토론,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올리브TV '한식대첩'의 요리 대결,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먹방, 기타 요리 프로그램의 쿡방까지. 모든 걸 안으려다 이도저도 안 된 느낌이다.

차라리 한 방향에 집중하는 게 나을 법 하다. 초반 공개된 영상 포맷에 김준현을 더해 '백종원과 김준현의 전국 맛기행'을 선보였다면 프로그램의 색이라도 더 선명하지 않았을까.

물론 백종원이라는 콘텐츠로 초반 대중의 시선을 잡을 순 있다. 하지만 그 관심을 길게 끌고가는 건 프로그램의 힘이다. 하지만 백종원 없는 백종원 예능, 미묘한 편집, 중구난방으로 나오는 BGM은 아쉽기 그지 없었으며, 굳이 방청객을 초대해서 굳이 그들 중 일부를 선별해 먹방의 기회를 주는 과정을 담을 필요가 있었나 싶다. 기대는 높았지만, 이 방송을 보는 내내 많은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에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이창태 예능국장은 '3대천왕'을 가리켜 "어떻게 보면 올드한 구성이고 포맷이지만, 다시 보면 '정공법'이다. '이게 될까' 싶을 정도로 우직하고 정직하지만, 맛의 본질에 접근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이 국장의 말대로 '3대천왕' 제작진은 이날 방송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맛을 표현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젠 그 표현법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때다. 다듬기가 필요하다.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SBS 방송화면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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