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배우 채수빈(21)에게 '배우'는 막연한 꿈이었다. 작품 속에서 등장한 배우들을 향한 동경심만 품고 있었다. 우연히 고등학생 시절 소속사를 만나 데뷔해 연극 드라마 영화에 출연했다. 꿈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이정표'가 됐다.
"배우는 어릴 때부터 멋있다고만 생각했어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 학교 앞에서 캐스팅됐죠. 배우 쪽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저 꿈같은 직업이었어요. 고등학교 내내 평범하게 생활하다가 스무 살이 넘어 오디션을 보고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됐죠."
채수빈은 좋은 운이 따라줘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말 그대로 '복이 많은 배우'다. 영화 '나의 독재자', KBS 2TV '스파이'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한 뒤 곧바로 KBS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에 합류했다. 데뷔한 지 2년 만에 주말극 주연으로 얼굴을 알린 것이다.
"그동안 운이 따라준 듯해요. 그만큼 열심히 해서 결과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죠. '파랑새의 집'에 함께 출연했던 선배님들과 촬영하면서 장난도 치고 대화도 많이 나눴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었습니다."
채수빈은 건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다. 입학과 함께 연극 무대에 올랐고, 지금까지 바쁘게 관객과 시청자와 만났다. 흐릿하던 '배우'라는 직업은 점점 또렷해지고 현실로 다가왔다.
"입시를 위한 연기는 내가 못하면 나만 피해를 보는 것이었죠. 하지만 작품 속에서 제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출연자들과 제작진 모두가 힘들어져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느꼈죠. 대본 보는 것이 귀찮고 힘들다가도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에 성실하고 깊이 다가가기 위해 집중하려 했죠."
채수빈의 본명은 배수빈이다. 선배 배우인 배수빈과 이름이 겹쳐 성을 바꿔 활동하고 있다. 채수빈은 "'채'가 예뻐서 성을 '채'로 하자고 했다. 엄마는 단호하게 '채'가 예쁘다고 하시지만, 아빠는 섭섭해 한다"며 호방하게 웃었다.
꾸밈없이 미소를 드러낸 채수빈은 홀로 있는 시간에 앞으로의 모습을 일기에 적는다고 했다. 그는 "어젯밤에도 5년 뒤에 무엇을 할지 적어봤다"고 털어놨다. 이제 막 스무살을 넘은 여배우에게는 아직 채수빈보다는 본명인 배수빈의 모습이 진하게 배어있었다. 채수빈은 마지막으로 배수빈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
"그래 수빈아. 학창 시절 때 걱정없고 고민없고 마냥 행복했던 시간도 즐겁고 좋았지만, 지금 이렇게 일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겪고, 지금은 힘들어도 이게 다 공부가 돼서 성숙한 모습으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힘내자."
in999@xportsnews.com / 사진 = 채수빈 ⓒ 김한준 기자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