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전문가, 타팀 선수들, 통계를 비켜나가는 선전이다.
KIA 타이거즈가 '뜻밖의 선전'을 계속하고 있다. 19일 광주 SK전을 승리하면서 단독 5위. 6위 한화와 2경기차, 7위 SK와 3경기차로 벌어졌다. 물론 아직도 37경기가 더 남아있어 절대 안심할 수 없지만, 시즌 막바지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두고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것 자체로 놀라운 일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KIA는 최근 2년 연속 9개 구단 가운데 8위에 머물만큼 팀 성적이 좋지 못했다. 당연히 선수들은 있던 자신감도 사라질만큼 힘을 쓰지 못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 윤석민의 복귀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전력 보충 없이 개막을 맞이하면서 '성적은 포기하고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외부의 이야기도 감내해야 했다.
개막 직전 각 방송사 해설 위원, 야구인 출신 전문가들 중 KIA를 5강 다크호스로 꼽은 사람은 채 1~2명도 안됐다. 삼성과 SK, 넥센, LG, 한화 정도가 시즌 전 가장 많은 표를 받은 5강 후보였다.
불과 한달 전으로 시곗바늘을 돌려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6~7위를 맴도는 성적과 5할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뒷심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7월말 1~4위팀(삼성, NC, 두산, 넥센) 선수들 중 일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간단한 설문에서도 가장 유력한 5위 후보 1위는 한화, 2위는 SK였다. 20명이 넘는 타팀 선수 가운데 KIA를 꼽은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KIA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조용히 준비를 해왔다. 선수들은 체력적인 준비에 힘을 썼다. 주장 이범호는 "무더운 한여름을 대비해 선수들이 준비를 많이 해뒀다. 오히려 후반기에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허구가 아니었다. 불볕 더위와 입추까지 지난 현 상황에서 5강 경쟁권인 3팀 가운데 가장 분위기가 좋은 팀은 KIA다.
김기태 감독과 KIA의 코치진은 마무리 캠프때부터 선수들의 '마인드 바꾸기'에 갖은 공을 들였고 효과를 보고 있다. "삼진 당해도 괜찮다", "실책해도 기죽지 말라", "져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끊임 없이 했다. 연패에 빠져 감독의 속은 타들어가더라도 단 한번도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았다.
모 선수는 "솔직히 우리가 잘못해서, 실수해서 진 경기도 많았는데 코치님들이나 감독님이 단 한번도 혼내시지 않았다. 외려 그런 날에는 미팅도 소집하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려고 편하게 대해주신다. 그런 부분에 놀랐다"고 이야기 했다. 다른 선수들도 입을 모아 "코칭스태프가 자신감 없는 모습, 패배 의식을 걷어내려고 노력하는걸 알고 있고, 그 때문에 조금씩 팀 전체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전체를 바꾸는 힘은 의외로 작은 부분에서 시작된다. KIA가 설령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채 도전을 마감한다고 해도 올해 얻은 소득들이 크고도 많다.
NYR@xportsnews.com/ 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