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박병호(29,넥센)는 이제 약점 없는 선수가 됐다. 개인 최다 홈런 기록과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청신호가 켜졌다.
11일 서울 목동 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 NC 에릭 테임즈의 시즌 두번째 사이클링 히트가 터졌고, KBO리그 최초 기록이 되면서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그렇지만 박병호의 '멀티 홈런'도 돋보였다.
이날 박병호는 중요한 홈런을 두개나 날렸다. 넥센이 5-6으로 1점 뒤저있는 5회말 NC 선발 이민호를 상대로 담장 밖으로 보내는 역전 투런 홈런을 터트렸고, 다시 8회말 필승조 김진성을 상대해 7-9에서 8-9를 만드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특히 두번째 홈런은 박병호였기에 가능한 타구였다. 풀카운트에서 한차례 더 커트한 박병호는 김진성의 147km짜리 직구를 완벽한 스윙과 힘으로 넘겼다. 만약 박병호의 파워가 아니었다면 담장을 넘어가지 않을 수도 있는 까다로운 공이었다.
박병호는 올해 훨씬 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에는 슬럼프가 없었다. 52개의 홈런을 터트렸던 지난해에도 시즌 중반 한차례 긴 슬럼프가 찾아와 고민을 했었지만, 올해에는 페이스가 떨어진다고 해도 몇경기에 그친다. 오히려 후반기 들어 더욱 힘이 붙었다. 가까이서 지켜보는 염경엽 감독도 "(강)정호는 지난해 슬럼프가 없이 꾸준했던게 강점이지만, 병호는 그렇지 않았다"고 우려했는데 올해는 그 우려마저도 씻어내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자격을 얻게 되는 박병호는 아직 공식적으로 해외 진출에 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 중인 팀에게도, 그리고 시즌에 집중해야하는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스카우트들이 목동 구장을 찾아 박병호를 보고 있다. 올 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박병호를 보기 위해 넥센 캠프를 찾았다가 최근 목동 구장에 다시 방문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작년보다 더 타석에서 단점이 안보인다. 특히 강정호가 현재 매우 잘하고 있기 때문에 박병호에 대한 다른 메이저 구단들의 관심도 더 높아질거라 생각한다. 우리 팀 역시 지난해에 비해 올해 훨씬 더 박병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벌써 40홈런. 아직 남아있는 경기(42경기)를 계산했을때 박병호는 지난해 자신의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인 52홈런을 넘어 이승엽의 56홈런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홈런왕' 계보에 또다른 역사를 쓰고 있는 그가 어떤 성과를 남기고 해외 진출이라는 쾌거까지 안을 수 있을까. 박병호의 진화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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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