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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을 깨운 2가지 '오재원 그리고 타이밍'

기사입력 2015.08.07 06:24 / 기사수정 2015.08.07 03:19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오재일(29,두산)이 '거포 본능'을 뽐내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 트레이드로 넥센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오재일은 이적 첫 해 홈런 8개로 자신의 최다 홈런을 기록했지만, 좀처럼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다. 결국 올 시즌도 시작은 2군이었다. 그리고 지난 4월 14일 올 시즌 1군 첫 무대인 수원 kt전에서 홈런 한 방 포함 3안타를 기록했지만, 단 4경기만 소화한 채 1군에서 다시 빠졌다. 지난 6월 9일 다시 1군에 복귀했지만 9경기에 나와 2할7리 1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4일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홍성흔을 대신해 다시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오재일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7월 15경기에 나와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고, 특히 후반기 14경기에서는 6개의 홈런포를 터트렸다. 그리고 그의 타격감은 식을 줄 모르고 8월에는 3할8푼5리의 높은 타율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재원이 형은 내 멘탈 멘토!" 

최근 타격감에 대해서 '무엇이 달라졌냐'는 물음에 오재일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마침 주장 오재원이 앞을 지나갔다. 오재일은 "형, 내가 뭐가 달라졌지?"라고 질문을 던졌다. 갑작스러운 질문이었지만 오재원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마인드! 그동안은 위축 돼있었는데, 지금은 완전 담대해졌어"라고 답했다. 그러자 오재일은 "아, 재원이 형 덕분이에요"라며 무릎을 '탁' 쳤다.

오재일은 "재원이 형이 정말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못 치고 들어오면 생각이 많아진다. 다음 타석을 준비해야하는데, 이런 생각은 다음 타석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그때마다 재원이 형이 '다음에 칠 수 있다. 빨리 잊어라'라고 이야기해 줬는데 그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타격폼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다만 시즌 초반에는 직구를 노렸을 때 그동안 파울이 많이 나고 헛스윙이 많이 나왔다. 부담감 때문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욕심을 부려서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욕심을 많이 버리게 됐고, 편안하게 내 코스만 친다고 생각하니까 공이 잘 맞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점점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자신감이 살아났고,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이뤄졌다. 오재일은 "담대해지니까 잘 맞기 시작했고, 맞기 시작하니까 더욱 편하게 타석에 설 수 있었다"며 "이유는 재원이 형이다. 내 멘탈 코치님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날 역시 팀이 13-5로 앞선 7회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오재일은 넥센의 세번째 투수 김정훈이 초구로 던진 141km/h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도 오재일은 "점수 차이가 크게 나서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며 역시 '편안함'을 꼽았다.



"이제는 타격 잘한다는 소리 듣고 싶어요."

그동안 오재일이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많은 재능을 보였다. 1루 수비 만큼은 10구단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안정감을 뽐냈다. 그리고 최근 타격까지 살아나면서 오재일의 활용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김태형 감독도 "타구가 우측으로 가고 있다. 상대의 실투를 이겨내기 시작했고, 자신의 스윙을 하고 있다"고 흐뭇해 할 정도였다. 

오재일 역시 타격감이 좋을 때를 정확히 집어냈다. "타격감이 좋을 때는 우측으로 타구가 많이 간다. 내 장점이 당겨치는 스윙인데, 타격감이 떨어질 때는 아무대로 배트가 쳐지고 상대 공에 밀린다. 시즌 초반에 그런 모습이 많이 나왔다" 오재일의 설명이다.

특히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면서 점차 타이밍이 무너진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는 "변화구에 약점이 노출돼서 변화구를 밀어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당겨치는 내 장점이 사라졌고 타격이 무너졌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2군에서 이 부분을 보완하는데 가장 큰 신경을 썼다. 변화구에 많은 신경을 쓰니까 히팅 포인트가 너무 뒤로 가 있었고, 큰 타구도 안 나오고 내 스윙도 안됐다. 다시 앞으로 가지고 가서 치기 시작했고, 그 부분은 아직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감독님 역시 너무 맞추려고 하지말고 자신있게 휘두르는 스윙을 하라고 강조하셨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점차 발전해가고 있는 오재일은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시즌 목표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수비 잘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잘 친다는 소리는 못들었다. 이제 타격 잘한다는 이야기를 꼭 듣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오재일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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