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이미 5월부터 전창진 전 KGC 인삼공사 감독(52)은 '사직서'를 속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KGC 인삼공사는 5일 전창진 감독의 자진사퇴를 알렸다. 인삼공사의 지휘봉은 김승기 수석코치가 이어받는다.
6일 KGC 인삼공사 김성기 사무국장을 통해 전창진 감독의 자진사퇴까지 과정과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5월 25일 한 언론사를 통해 '현직 프로농구 감독이 승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어 모 감독은 앞서 인삼공사와 3년 계약을 맺은 전창진 감독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이때 이미 전 감독은 자진 사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김 사무국장은 "당시 보도가 나가고 5월 말 확인차 변호사 사무실에 방문했다. 전창진 감독 측은 '수사가 진행되면 구단에 부담이 갈 것이고 감독직 수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부담 없이 (새 감독 물색을) 진행하시면 된다'고 말했다"며 지난 5월을 회상했다.
그래도 KGC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구단이 보도 하나로 단정 지을 순 없으니 상황을 좀 더 지켜봤다. 사건은 급하게 진행됐다. 전 감독은 변호인을 통해 스스로 조사요청서를 중부경찰서에 제출했다. 그는 "언론 보도 때문에 심적, 물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고 구단에도 폐를 끼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소환돼 나의 결백을 밝히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1·2차 소환에 이어 추일승 감독의 참고인 자격 소환 조사 등 수사가 장기화됐고 8월 14일인 KBL 등록유예 마감일이 다가오자 전 감독은 기한 약 1주일을 남기고 구단에 먼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전창진 감독은 공인으로서의 삶이 쉽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서 사태는 수그러들 줄 몰랐고, 더이상 구단에 피해를 줄 수 없었다.
자진 사퇴를 결심했지만 4일 연습경기 전까지 계획을 숨겼다. 경기 후 구단을 불쑥 찾아가 의사를 밝혔다. 선수들은 깜짝 소식에 모두 다 놀랐고 끝내 서운해했다. 예상은 했으나 너무 빨랐다. 아직 등록 마감 기일이 1주일 넘게 남아 있었고 선수들 모두 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 전 감독은 감독으로서 고별전이 될 걸 미리 결심한 듯 그날 경기에 복장을 모두 착용하고 왔다.
사퇴 소식이 들려오자 찰스 로드가 전 감독의 빈자리를 가장 아쉬워했다. 로드는 전 감독이 kt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그의 팀을 이끌던 주축 선수였다. 둘의 사이는 더 각별했다. 김 사무국장은 "로드와 전창진 감독이 같이 저녁도 먹은 거로 알고 있다. 로드가 정말 아쉬워하더라. 둘이 워낙 각별한 사이었느냐"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전 감독은 끝으로 인삼공사 선수단에 무덤덤한 표정으로 "열심히 해라"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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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