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한일전은 이유를 막론하고 이겨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실험 정신을 잠시 내려놓았어도 좋았을 경기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5일 중국 우한의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5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26분 장현수의 페널티킥으로 앞서나간 대표팀이지만 전반 38분 야마구치 호타루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숙적 일본을 맞아 슈틸리케 감독은 1차전 중국전 선발과 비교해 8명을 새롭게 투입했다. 김신욱을 최전방에 두고 김민우와 주세종, 이용재를 2선에 놓았다. 중국과 경기에서 다이나믹한 공격을 보여줬던 선수들 대신 새로운 조합으로 일본을 상대한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가 선수단 모두를 신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던 포부를 앞세워 실험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겨야 하는 한일전에서 꺼낼 카드가 아니었다. 실험을 위해 택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하려는 생각은 분명했다. 왼발이 정확한 김민우와 활동량이 많은 이용재를 측면 자원으로 활용해 위협적인 크로스로 일본을 잡아내겠다는 해법을 세웠다. 그러나 둘은 크로스 한 번을 정확하게 연결하지 못하며 답답함을 안겼다. 이주용과 정동호가 선 좌우 측면 수비수의 오버래핑도 없어 측면의 아쉬움이 상당했다.
김신욱 밑에서 공격을 풀어줘야 할 주세종도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던 위치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배치되자 어찌 움직여야 하는지 모르는 모습이었다. 2선의 3명이 해법을 보여주지 못하자 김신욱도 힘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답답했는지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0분 홍철과 이재성을 교체 투입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활기를 잃은 경기장의 분위기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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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