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그간 지독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투수들이 아쉬움을 훌훌 털어낼 수 있을까. 일단 반등의 계기는 마련했다.
한화 이글스 송은범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8차전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송은범은 평균자책점 7.30으로 1승5패1홀드를 기록하고 있었다. 올시즌 많은 기대를 안고 FA 영입된 송은범이었지만 기대에 비해 그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했다.
송은범이 선발로 이렇다 할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불가피하게 송창식이 선발로 나서기도 했고, 그러면서 공백이 생긴 불펜에 부담이 생기기도 했다. 팀에 도움을 주기 보단 짐을 얹어주는 꼴이었다. 계속되는 부진에 2군에는 두 번이나 다녀왔지만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너무 잘하려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면서 멘탈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6월 6일 이후 52일 만의 선발 등판, '절치부심'한 송은범은 5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진 2실점으로 올시즌 가장 좋은 피칭을 보였고 타선의 폭발력까지 앞세워 올시즌 첫 선발승이자 443일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송은범의 마지막 선발승은 KIA에 있던 지난해 5월 11일 한화전이었다.
이날 송은범은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는 등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의 컨트롤이 좋았다"면서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송은범에 앞서 '부활투'를 선보인 선수가 또 있었으니, 삼성 장원삼이었다. 장원삼은 5월 중순부터 힘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6월에 나온 세 경기에서는 모두 5회 이전 5점 이상의 실점을 하면서 조기강판 돼 걱정스러울 정도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첫 선발 등판이었던 25일 한화전에 나와 5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묶었다. 아직도 불안한 모습은 많았지만 위기를 넘기며 오랜만에 선발로서의 제 역할을 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피홈런 역시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장원삼은 비록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을 떠안았으나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하는 투구 내용을 보였다. 이날 장원삼의 등판 후 류중일 감독은 "공에 힘이 생겼다. 점점 더 좋아질 것 같다"면서 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물론 아직은 일단 한 경기, 시간을 두고 조심스럽게 더 지켜봐야한다. 그러나 이 선수들이 팀의 남은 시즌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열쇠나 다름 없기에, 이들의 '부활 신호탄'은 반갑기 그지 없다. 길었던 부진의 터널, 일단 작은 빛은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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