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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조인성, 제 손으로 날려버린 '홈런 필패 공식'

기사입력 2015.07.29 07:32 / 기사수정 2015.07.29 07:4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조인성이 홈런을 치면 팀이 패배한다?' 무더위 속 뜨겁게 달궈진 잠실벌에서 조인성은 자신의 패배공식을 완벽하게 날려버렸다. 

조인성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8차전에 8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기록은 5타수 2안타 1홈런 타율 4할. 여느때보다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올시즌 '홈런 징크스' 때문이었다.

이상하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시즌 기록한 홈런은 총 3개. 하지만 홈런을 치는 경기마다 팀이 패배하면서 자신의 활약상이 지워졌다. 지난 5월 6~7일 kt전에서 각각 투런포와 솔로포를 기록했지만 이 양일간의 패배로 팀이 루징시리즈를 거뒀다. 6월 4일 넥센전에서도 홈런을 기록했지만 팀이 2-15로 대패했다. 조인성의 홈런운과 팀의 승운가 반대로 작용한 셈이다.

불운을 깨는 홈런은 5회초에 나왔다. 7번 타자 권용관이 안타를 뽑아내면서 상대 선발 장원준을 무너뜨린 뒤였다. 바뀐 투수는 우완 이재우의 첫 상대는 조인성이었다. 하지만 조인성은 망설임이 없었다. 노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몸쪽으로 파고드는 직구를 노렸다. 결과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 이 홈런으로 직전 이닝인 4회말에 두산에게 빼앗긴 2점을 도로 되찾아왔다. 이후 두산의 타선이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한화는 10-2 8점차 대승을 거뒀고, 조인성의 홈런은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린 쐐기포가 됐다. 

하지만 단순히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 아니었다. 조인성은 4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이 징크스를 자신의 손으로 깼다. 단순히 홈런만 치고 끝낸 이날 경기가 아니었다. 5번의 타석 중 첫 타석에 당한 삼진을 제외하고는 어쨌든 모두 배트에 공을 맞춰냈고, 모두 장타로 이어졌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왼쪽 담장을 맞추는 적시2루타로 볼넷과 안타로 출루한 중심타선을 홈에 불러들였다. 비록 뜬공으로 잡히긴 했지만, 7회와 9회의 타구도 모두 외야로 뻗어나갔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힘이 있는 타자 하위타순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팀의 공격력은 극대화될 수 있었다.

흔들리는 송은범을 다잡은 것도 조인성이었다. 3회까지 실점없이 투구수 54개로 효율적인 피칭을 하던 송은범이었지만, 4회부터 장타를 맞아나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로메로가 때려낸 홈런을 시작으로, 양의지까지 2루타를 치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게다가 비디오판독 끝에 박건우가 내야안타를 얻어내면서 결국 2사 주자 1, 3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다. 팀이 6-2로 이기고 있었지만 2점 차가 된다면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조인성은 강한 어깨로 도루를 시도한 박건우를 2루에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송은범의 부활전도 지켜낸 셈이다.

조인성의 올해 나이는 마흔. 팀을 넘어 KBO리그 전체에서도 최고참급이다. 이 불혹의 포수의 기량이 예전같이 않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자신의 통산타율은 2할5푼5리, 올시즌 타율은 1할9푼8리에 그친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던 파워도 줄었고, 올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며 1군과 2군을 넘나들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 이 베테랑 포수는 쇼다 타격 코치가 지켜보는 앞에서 무더위 속 끊임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여기에 자신의 징크스를 날려버린 원동력이 있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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