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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현재 KBO의 '외국인 선수 규정'에 따르면, 모든 팀은 3명까지 외국인 선수를 둘 수 있다. 이 중 야수 한 명은 꼭 포함이 돼야 하고, 한 경기에는 2명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2003~2013년까지는 팀당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2명이었지만, 2014년부터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이 변경됐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바라는 작업이다. 잘 뽑은 투수는 선발 원투펀치, 타자는 중신타선 클린업트리오 중 한 자리를 차지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는다. 하지만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서 뽑아도 뚜껑을 열어보면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고 세부 스탯이 좋더라도 한국 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어서 돌발 변수가 많이 존재하는 탓이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다 보니 영입이 매년 성공적일 순 없다. 외국인 선수가 '복권'에 비유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한화는 정말 용병과 인연이 없었다. 특히 2009~2014년 8-8-6-8-9-9위를 기록한 6년의 암흑기는 더 심했다. 총 14명(투수 12명, 타자 2명)이 한화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투수용병 바티스타와 타자용병 가르시아 피에 정도만 기대하는 몫을 다해줬다. 2009년 디아즈, 2010년 카페얀, 2011년 데폴라 오넬리 2012 배스 션 헨, 2013년 이브랜드, 2014 클레이 등 외국인 선수가 중도 방출되는 비극은 매해 이어졌다.
▲외국인 투수와의 '네버엔딩' 악연
2009년 한화는 외국인 투수 토마스와 타자 디아즈를 데리고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디아즈는 타율 2할6푼6리로 타격에서도 부진했고,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결국 방출되게 된다. 하지만 대체 용병이었던 투수 연지도 12경기 1승7패 평균자책점 7.02를 기록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2010년 한화를 거쳐간 외국인 선수는 투수만 세 명 이었다. 특히 방출된 카페얀은 15경기 11패 평균자책점 9.15으로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대체 용병인 부에노도 9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9.1로 그닥 다를 게 없었다. 그나마 데폴라만 한 시즌을 모두 치르며 41경기 6승12패 평균자책점 4.58에 그쳤다.
한화는 2011년 시즌 막판 활약한 데폴라와 재계약하고, 마무리 투수로 오넬리를 영입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데폴라는 결국 퇴출 수순을 밟았다. 오넬리도 곧 웨이버 공시됐다.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단점이 간파됐고, 블론세이브는 5개째였다. '외국인 선수 전원 교체'라는 역대급 악재를 겪은 뒤 데려온 게 타자 가르시아와 투수 바티스타였다. 둘은 2011시즌 막판 한화의 무서운 상승세를 주도하며 분위기 반전에 큰 역할을 했다. 한화의 외인 악몽은 여기서 끝이 나는듯 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2012년은 바티스타 하나만으로 시즌을 치렀다. 역대 최악의 용병으로 남은 배스가 시즌 구상을 모두 흐뜨러뜨렸다. 2경기 1패 1⅔이닝 평균자책점 48.6의 역대급 성적을 남기고 한화를 떠났다. 이어 그 자리를 채운 션 헨 역시 14경기 2패만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8.4라는 성적으로 채 두 달을 버티지 못하고 방출됐다.
그나마 2013년은 재계약한 바티스타와 새로 영입된 이브랜드가 함께 13승을 합작하며 그간 가장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2014년 용병 농사는 또 한 번의 흉작으로 남았다. 제구력을 갖춘 투수로 주목받던 투수 클레이는 25볼넷을 기록하며 10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8.33라는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으로 퇴출됐다. 대신 영입된 타투스코는 2승6패 평균자책점 7.07, 투수 용병 한 자리를 채우고 있던 앨버스 28경기서 6승13패 평균자책점 5.89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재활용 용병'으로 그럭저럭 외국인 투수를 잘 활용해온 한화였다. 탈보트와 유먼이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며 팀 내 비교적 안정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유먼이 전반기 막판 부상을 당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최소 4주의 재활 기간을 기다려 줄 수 없었던 한화는 결국 유먼을 웨이버 공시했다.
▲타자에 운을 몰아 쓴 한화
한화와 외국인 타자와의 궁합은 비교적 괜찮았다. 과거에도 데이비스, 로마이어 등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한화였다. 2003년 이후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면서 주로 투수 영입에 힘썼던 한화지만, 가끔 한 명씩 데려오는 타자 용병들은 거의 합격점을 받았다.
2009년 영입한 디아즈는 한 방이 있는 타자였다. 하지만 한 계가 뚜렸했다. 선구안이 좋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많이 불안했다. 타율 2할6푼6리 15홈런을 기록하며 파워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그 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시즌 중 방출을 통보받았다.
이후 성공 가도는 이어졌다. 2011년 가르시아, 2014년 피에 등 스타성이 강하고 개성이 뚜렷한 선수들이 팀에 확실한 자극을 주고 흥행을 이끌었다. 디아즈와 마찬가지로 파워툴에 가까웠던 가르시아는 타율 2할4푼6리 18홈런으로 기록 상으로는 그닥 다를 게 없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경기를 매조짓는 장타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2014 피에는 타율 3할2푼6리에 17홈런 92타점으로 가장 활약을 펼쳐줬던 타자였다. 시즌 막판 협상이 어그러졌지만 올시즌까지 함께 가려 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2015년 피에의 자리를 채운 타자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모건은 시즌초 10경기 타율 2할7푼3리의 성적으로 '티 세리머니'만 남긴 채 고국으로 돌아갔다. 대체선수 폭스는 4경기에 출전한 뒤 부상을 당해 2개월동안 재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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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