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침묵했던 타선이 돌아오고 있고, 마운드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만약 여기에 발야구까지 된다면.
SK 와이번스가 지난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1차전에서 메릴 켈리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중심 타선이 4안타 5타점을 합작하며 6-5 승리를 거뒀다.
7월 들어서면서 SK는 반등에 성공한 분위기다. 13경기에서 7승 1무 5패 승률 5할8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SK의 팀평균자책점은 3.97로 리그 2위였고, 팀타율은 2할8푼6리를 기록해 6월과 비교해 1푼2리 끌어올렸다.
특히 SK의 문제는 차가운 방망이였다. 그러나 부진하던 중심 타자 최정이 7월 14경기에서 타율 3할4푼7리, 홈런 5개, 타점 14개를 기록해 정상궤도의 타격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박정권 역시 두산과의 3연전에서 6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차츰 회복세를 타는 모습이다.
5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는 어느새 반 게임 차가 됐다. 마운드와 타선이 단단해지니 시즌 초 김용희 감독이 공약했던 '발야구'가 머리에서 아른거리기 시작한 것은 당연지사. 김용희 감독도 이 부분을 올 시즌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23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그는 "올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뛰는 야구다"라며 "주자를 보내는 희생번트도 8~9회 정도에 나와야 하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덧붙여 "(이)명기도 시즌 전부터 많이 준비했지만 발목을 다쳤고, (최)정이와 (김)강민이도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했다. (조)동화만이 뛰고 있는데 풀타임 선발이 아니라 올해 15개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3일 경기에서도 SK가 가지는 고민을 여실히 보여줬다. 1회말 선두 타자 이명기가 중전안타로 누상에 나가자 SK 벤치는 고민없이 후속 타자 임훈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2회말에도 김강민이 무사에 출루하자 박정권이 희생번트를 댔다. 두 번의 기회에서 모두 적시타가 터져 희생 번트 작전이 성공으로 마무리됐지만 시즌 초 김용희 감독의 구상과는 거리가 있었던 장면이었다.
사실 SK는 2000년대 후반부터 두산과 함께 '빠른 야구'로 KBO리그를 이끌었던 팀이다. 2007년 136개(2위)의 도루 개수를 시작으로 2008년 170개(2위), 2009년 181개(2위), 2010년 161개(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55개(9위)를 기록하는 데 그쳐 느림보 군단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몸상태가 좋지 못한 선수들을 무작정 뛰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용희 감독은 부족한 부분을 타선의 응집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시즌 SK의 팀득점권타율은 2할7푼(5위), 팀장타율은 0.393(8위)이다. 좋은 분위기를 계속 잇기 위해서 SK가 해결해야할 과제는 아직 남아있는 듯하다. 후반기 레이스는 지금 막 시작됐을 뿐이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