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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아닌 우리' 밴헤켄은 전설을 향해 간다

기사입력 2015.07.22 06:31 / 기사수정 2015.07.22 03:1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이질적이지 않은, 풍경처럼 익숙한 선수가 있다. 

앤디 밴헤켄이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뛴지 벌써 4년째다. 1979년생인 그는 이미 서른이 넘은 2012년에 KBO리그에 진출했다. 처음에는 밴헤켄에게 큰 기대가 실리지 않았다. 최고 구속이 140km/h대 초반이었고,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첫번째해와 두번째해.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하고도 밴헤켄에 대한 가치 평가가 A+가 아니었던 이유다.

그러나 밴헤켄이 대단한 이유는 갈 수록 진화한다는데 있다. 올 시즌을 포함해 총 4시즌 동안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나이와 경력, 연차를 감안했을 때 어려운 일이다. 

140대 초반이었던 구속은 이제 140대 후반, 150까지도 어렵지 않게 찍힌다. 사실 KBO리그 진출 초반 밴헤켄의 최고 구속이 기대치보다 낮았던 까닭은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밴헤켄은 넥센과 계약을 맺기 직전 리그 시즌을 소화하고, 미국 국가대표 경기와 윈터볼까지 소화한 상태였다. 때문에 낯선 한국에서 빠른 시일 내에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하지만 넥센의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모두 인내심을 갖고 밴헤켄에게 꾸준한 기회를 줬고, 밴헤켄은 그 기대에 응답했다. 원래 구속을 회복하면서 KBO리그 적응을 완료할 수 있었다.

무덤덤한듯 보이지만 타자를 상대할 때 만큼은 맹수로 변하는 그의 투구 스타일도 상대 타자들을 힘들게 만든다. 특히 주무기인 포크볼은 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혀를 내두를만큼 예리하게 꺾인다. 타 구단의 중심 타자는 "밴헤켄만큼 변화구 각도가 까다로운 투수가 없다. 좌완에 공 빠른 투수들은 몇명 더 있을지 몰라도 밴헤켄만큼은 아닌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밴헤켄은 스스로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익혔다. 무엇보다 절대 '천적'을 만들지 않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밴헤켄이 21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되면서 올 시즌 10승, KBO리그 데뷔 이후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총 20명만 가지고 있는 어려운 기록이고, 폭을 외국인 투수로 제한하면 훨씬 더 좁아진다. 다니엘 리오스(KIA-두산)와 더스틴 니퍼트(두산) 이후 역대 3번째다. 지난해 이미 리오스 이후 첫 20승을 달성했던 밴헤켄이 순조롭게 다음 대기록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물론 이 대기록들을 밴헤켄 혼자 일군 것은 결코 아니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프로 의식으로 무장한 밴헤켄은 팀 동료들, 특히 어린 투수들에게 모범이 된다. 그리고 넥센 동료들은 그런 밴헤켄을 친구이자 가족으로 생각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정진한다. 밴헤켄 역시 "대기록들은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던 밴헤켄의 최대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다. 가족같은 히어로즈와 꿈에 그리던 우승을 해낼 수 있을까. 전망은 밝다.

NYR@xportsnews.com / 사진 ⓒ 넥센 히어로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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