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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감독, '될성부른 떡잎' 박세웅을 키우는 속내

기사입력 2015.07.19 13:2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박세웅? 보낼 수 있으면 보내고 싶죠 나도. 얼마나 좋아. 기도 살려주고"

지난 15일 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손가락 부상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취재진들 사이에서 투수 박세웅(20)의 이름이 나왔다. 그러자 이종운 감독에게서도 너털웃음이 터져 나왔다. 선수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표현이었다. 

이 감독에게 박세웅은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 5월 2일 롯데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단 한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한 상태다. kt에 있을 때만 해도 스무살의 어린 나이로 선발 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박세웅이었지만, 롯데에 와서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프로 첫승의 문턱에서 몇 차례나 좌절하고 말았다.

kt와의 트레이드에서 박세웅은 롯데의 핵심 전력이었다. 롯데는 무너진 선발마운드를 복원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전체 순위 1픽으로 선택된 고교 특급 신인을 데려오기 위해 롯데는 프로 8년차 군필 즉전감인 백업 포수 장성우까지 kt에 내줬다. 그런데도 트레이드 직후 평가가 kt에 더 박했을 만큼 박세웅에 대한 기대는 상당했다. 될성부른 떡잎을 종자째 롯데에 넘겨주는 kt의 '근시안적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롯데의 박세웅은 기대주에 불과했다. 심수창이 빠진 5선발 자리를 채워줄 수 있으리라는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kt 시절만큼의 활약은 나오지 않았다. 5월 5일 이후 12경기에 등판해 거둔 성적은 3패 평균자책점 9.51. 그러다보니 보직 자체도 불안정해졌다. 선발등판 5번과 구원등판 8번으로 선발과 불펜을 넘나들며 불안정한 피칭을 이어갔다.

그랬던 박세웅이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운드에서 안정을 찾으면 점점 제 공을 뿌리는 모습이다. 지난 5일 SK전 선발로 출전해 5⅓이닝 3피안타 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결국 패전이 됐다. 타선의 지원만 있었다면 1승을 기록할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였다. 이 감독은 이날 박세웅을 두고 "많이 좋아졌다. 자꾸 던지면서 여유가 생겼다"며 긍정적으로 평했다. 또 "좋을 때 느낌을 기억하라고 5이닝째 일부러 내려줬다"며 박세웅의 기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감독의 배려에 박세웅은 화답했다. 15일 청주 한화전에서 구원으로 등판해 4⅓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기록은 구원이지만, 사실상 선발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강습타구를 맞고 조기강판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박세웅이 급히 투입돼 1회부터 마운드를 지켰다.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고 6회 10-5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9회말 팀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선발승이 또 한 번 날아갔다. 이 감독은 이날 박세웅을 두고 "비록 홈런을 하나 맞았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며 "상황이 상황이라 급하게 올라다갔다보니 당황하면서 던졌을텐데 너무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불운을 언제쯤 끊어낼 수 있을까. 이 감독은 후반기 박세웅의 보직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중간이든 어디든 우선 많이 던지게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올시즌 눈에 보이는 성적보다는 충분히 기회를 주며 성장시키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될성부른 떡잎은 어디까지 자라날 수 있을까. 후반기 박세웅의 성장세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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