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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돋보기] EPL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

기사입력 2015.07.15 10:46

이은경 기자


[엑스포츠뉴스=런던, 유영걸 통신원]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막을 내린 지 벌써 2개월이 지나고 어느덧 전세계 축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2015-2016 새로운 시즌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축구 팬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들이 새롭게 펼쳐질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이적설과 각종 이슈에 대한 보도에 집중하고 있을 때, 얼마 전 프리미어리그 연맹에서 흥미로운(?)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이름하여 “BENEFITING THE UK ECONOMY”, 의역하자면 “프리미어리그가 영국 경제에 미친 영향”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연맹과 세계 최대 규모의 경영컨설팅 및 회계 기업으로 알려진 Ernst & Young (EY)이 함께 연구, 발표한 이 보고서는 2013-2014 한 시즌 동안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영국 경제에 미친 영향을 간단한 수치로 표현한 것인데, 그 중 가장 흥미로우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Tax Contribution (세금납부)Employment (일자리창출), 즉 2013-2014 한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를 통해 20개 팀이 벌어들인 모든 수입을 기준으로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영국 정부에 납부한 세금의 총액과, 동일 기간 동안 총 몇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였는지에 대하여 알아 보도록 하자.

Tax Contribution 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영국 화폐 단위인 영국 파운드(£)의 환율을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해당 보고서에 소개된 내용의 액수가 너무 크기 때문에 단 몇 십 원의 환율 차이만으로도 수 십억원의 환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5년 7월 9일 기준 현재 영국 £1 는 한화 약 1,743원이다.)
 
그렇다면, £1 billion, 10억 파운드는 한화로 얼마일까? 위 환율로 계산하면 약 1조 7,430억원이다.
다시, 그렇다면, 과연 한 시즌 동안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에서 영국 정부에 세금으로만 납입한 총액은 얼마일까? Ernst & Young (EY) Economic Impact Assessment of the Premier League 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2014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20개 클럽에서 납부한 세금의 총 액은 £2.4bn, 즉 24억 파운드라고 한다.

위에서 10억 파운드가 한화로 약 1조 7,430억원 이라고 했으니 24억 파운드는, 한화 약 4조 1,832억원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는 2013-2014 한 시즌 동안 약 4조 1,832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세금”으로 정부에 납부했다는 뜻이고, 반대로 생각하면, 영국 정부는 자국에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 Top Class Brand 가 있음으로 해서, 매년 약 4조 안팎의 세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총 24억 파운드에 해당하는 세금 중 £891m, 한화 약 1조 5,530억원이 선수 연봉에서 발생된 세금이라고 하니,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얼마나 몸 값이 비싼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프리미어리그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를 나타내는 수치다.
동일한 보고서인 Economic Impact Assessment of the Premier League 에 따르면, 2013-2014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경기로 인해 총 10만 3,354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한다. 저 10만개가 넘는 일자리에는 구단 소속으로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흔히 말하는 구단 프런트 직원뿐 아니라 Security-Response Steward (경기 당일 안전요원), 프리미어리그 경기로 인해 수입을 발생하는 모든 서비스업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저 중,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규직(full-time)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Ernst & Young 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명시된 10만 3,353개의 일자리는 모두 Full-time job 이거나 Full-time Job 과 동일한 대우를 받는 일자리다. 다시 말하자면, 아르바이트(part-time job), 봉사요원(Volunteer members)은 해당 수치에서 제외되었다는 말이니, 그들까지 포함한다면 하나의 축구 리그가 창출하는 일자리 수는 실로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시 가벼운 주제로 넘어가서, 프리미어리그 경기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 중 우리가 TV 중계를 통해 흔히 보아왔던 낯익은 직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전통의 지역 라이벌 더비 경기가 펼쳐질 때면 어웨이 서포터와 홈 서포터들 사이에는 항상 형광색 자켓을 입은 안전요원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혹시 발생할지 모를 양 팀 서포터들 간의 무력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더 많은 수의 형광재킷 요원(Ground Steward) 들이 배치된 경기는 그만큼 더 치열한 더비 매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서포터들간의 충돌을 방지하는 것뿐 만 아니라 관중석 내부의 질서유지와 안전을 담당하는 역할까지 책임지고 있다. 많은 해외축구 팬들이 알다시피 1989년 4월에 발생한 *힐스버로 참사 (Hillsborough disaster) 이후 영국 축구협회는 영국 내 모든 축구장의 입석 관람을 금지시키고 100% 좌석 관람 제도를 도입했는데, 그와 함께 경기장 내부의 상황을 모니터하고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안전요원들을 배치된 것이다.
 
(*힐스버로 참사(Hillsborough disaster):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가 FA컵 준결승을 치루던 1989년 4월 15일, 경기 장소였던 힐스버러 스타디움에는 경기 수용인원보다 훨씬 많은 25,000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 직전 순식간에 밀어닥치면서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구장 관계자와 경찰들의 미숙한 대응으로 90명 이상의 팬이 질식사 한 영국 축구의 최대 비극 중 하나로 알려진 사건이다.)
 
형광재킷 요원들이 관중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면, 축구 경기가 펼쳐지는 필드 위의 안전을 담당하는 Security Steward 라는 일자리도 TV중계를 통해 종종 비춰지곤 한다. 과거 프리미어리그는 극성팬들의 경기장 난입으로 경기 도중 선수에게 가해를 입히거나 경기가 불가피하게 중단되는 경우가 잦았다. 그래서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모든 유럽 리그에서는 관중 난입을 제지하거나 난입 관중을 처리(?) 하는데 투입되는 인원만 매 경기 20명 넘게 투입되며, 그들은 서로 다른 상황에서 다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경기 전 교육을 받은 후 각자 위치로 배치된다.


 
프리미어리그를 통해 이익을 보는 산업이나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는 끝이 없다. 총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존재한다고 하니, 하나씩 언급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크게 보면, Sport Tourism 이라는 이름 하에 축구경기를 관람하러 온 관광객들에 의해 경기장 근처 수백 곳의 숙박 업체 매출이 증가할 테고, 그들이 레스토랑, 쇼핑센터에서 지출하는 금액으로 혜택을 보거나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 역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익숙한 예를 들자면, 기성용 선수가 스완지시티 FC에서 활약하기 전에, 굳이 큰 돈을 들여 한국에서 스완지까지 여행하는 한국 관광객들은 많이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스완지시티 FC의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스완지 하이스트릿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마주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이 스완지시티 FC 홈구장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한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스완지에 호텔을 예약하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쇼핑을 즐기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들을 생각해보면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영국 경제에 가져다 주는 금전적인 혜택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일자리창출 효과의 규모가 왜 그렇게 거대한 지 납득할 수 있다.
 
냉정하게 바라보았을 때, 현재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경기력은 스페인과 독일을 제치고 유럽 최강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Ernst & Young (EY) Economic Impact Assessment of the Premier League 보고서가 말해주듯, 하나의 축구 리그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고 그로 인해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스포츠 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단연 세계 Top Class 의 프로 축구리그로 인정받기에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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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FPBBNews=NEWS1, EP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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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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