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올해 올스타전에서는 '코끼리 감독'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을 위한 작은 행사가 열린다. 사실 이 이벤트는 NC 김경문 감독의 아이디어에서 출발됐다.
오는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5 KBO리그 올스타전. 지난해 한화 사령탑을 마지막으로 '야인'으로 돌아간 김응용 감독이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선다. 처음에는 김응용 감독의 '감독 은퇴식'으로도 알려졌었지만, 그것보다는 후배 감독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하는 이벤트에 가깝다. 또 나눔 올스타팀의 감독을 1이닝 정도 맡는다. 원래 나눈 올스타를 이끄는 넥센 염경엽 감독도 흔쾌히 동의해 '코끼리 감독'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1983년 해태 타이거즈 감독을 시작으로 김응용의 전설이 시작됐다. 통산 1567승 68무 1300패. 해태와 삼성을 거쳐 지난 2013~14년 한화까지. 김응용 감독은 명실상부 한국 프로야구사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명이었다. 이번 행사는 김응용 감독의 업적에 존경을 표하는 후배 감독들의 예우다.
아이디어는 김경문 감독의 몫이었다. 지난 겨울 미국 애리조나에 전지 훈련을 소화 중이었던 5개 구단(NC,넥센,롯데,두산,LG) 감독들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감독들이 함께 만난 자리에서 김경문 감독이 먼저 "김응용 감독 등 선배 감독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보자"고 의견을 제시했고, 다른 감독들도 동의했다. 또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던 나머지 5개 구단 감독들도 뜻을 모았다. 염경엽 감독이 '행동 대장'을 맡았고, 잠시 승부의 세계를 떠난 '화합의 장'인 올스타전이 가장 적합한 때로 점찍혔다.
김경문 감독이 이런 의견을 제시했던 이유는 특별한게 아니다. 선배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같은 감독으로서 느끼는 동병상련의 마음이 컸다. "80년대 감독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지금 우리도 있는 것이다. 감독 자리라는게 그렇다. 시작은 창대해도 떠날 때는 기약 없이, 약속 없이 떠난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는 김경문 감독은 "여러 분들이 계셨지만 김응용 감독님은 쉽게 깨지지 않는 기록도 세우신 분이다. 나는 건의를 했을 뿐인데 다들 흔쾌히 동의를 해줘서 추진이 됐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때 다른 분들을 위해서도 이런 자리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며 흐뭇해 했다.
2003년에 두산 베어스에서 감독으로 첫 발을 뗐던 김경문 감독도 어느덧 중견 감독 대열에 올라섰다. "내가 처음 감독했을 때는 막내 감독이었는데 지금은 어느새 3번째로 나이가 많더라"며 껄껄 웃은 김경문 감독은 "우리 세계는 늘 승부를 펼치느라 냉정하다. 특히 팀 성적이 안좋아서 떠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작별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것도 있어야 사람 사는 곳 같지 않나"라며 미소지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김응용 전 한화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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