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7.08 17:13 / 기사수정 2015.07.08 21:11
조권은 지난달 19일 개막한 뮤지컬 ‘체스’에서 미국의 체스 챔피언 프레디 트럼퍼와 정치적, 개인적 대립을 벌이는 아나톨리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비운의 러시아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의 감정에 이입해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일단 세종 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품격 있는 무대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런닝맨’에서 세종문화회관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여기서 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 없었어요. 그래서 ‘체스’가 세종에서 개관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았죠. 사실 기대반 걱정 반이었어요. 4명 다 아이돌인데다가 좌석을 다 채울 수 있느냐부터 해서, 여러 걱정이 많았고요. 지금도 매 회 공연 할 때마다 관객석이 찼는지 몰래 보곤 해요. 관객분들이 많아야 기운 나서 공연하기 때문에 지금도 부담감이 있어요.”
작품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조권의 변신 하나는 확실하게 건졌다. 그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2013)의 헤롯, '프리실라'(2014)의 드랙퀸 아담과는 정반대의 매력을 발산했다.
“‘체스’까지 세 작품을 했는데 다 머리가 터질 정도로 고민해서 선택했어요. ‘지저스’는 워낙 엄청난 작품이었고 최연소 헤롯이어서 부담감이 있었죠. ‘프리실라’ 때는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녔지만 조권이란 사람을 너무 틀에 박힌 배우로만 보진 않을까 걱정이 들었고요. 끼 부리는 연기만 해서 까불거리고 재밌고 중성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저 자신과의 싸움이자 도전이었죠. ‘체스’를 통해 진지한 모습으로 인정받으면 더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편견을 깨고 싶었다는 그. 사실 그동안 깝권으로 사랑받아 행복했지만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기에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고민과 노력 끝에 뭘 하든 ‘잘’하면 된다는 걸 깨달았다. 다행히도 이번 작품을 통해 조권의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었다.
“연예인으로서 가장 큰 스트레스였어요. 2AM으로 데뷔하고 예능도 하고, 많은 활동을 하면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건 감사한 일이지만 깝권이 다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깝권이란 타이틀은 큰 복이지만 다른 일을 할 땐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우울하고 회의감 속에 시간을 보냈는데 정답은 하나였어요. 가수든 뮤지컬이든 뭘 하든 잘하면 되는 거더라고요. 뭐가 됐든 엄청난 노력으로 잘한다면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믿어요. 잘한다고 반응해 주는 것만으로 감사해요.”
그에게 뮤지컬은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다. 뮤지컬을 가볍게 보는 몇몇 아이돌 멤버들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이 커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괜히 잘못해서 그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처음에는 주저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했고, 이런 마음가짐 덕에 뮤지컬 배우로서 조금씩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뮤지컬은 공연 후 굉장히 디테일 글과 캐릭터 분석이 올라오는 게 쇼크였어요. 가수 활동을 할 때는 실수하면 ‘우리 오빠가 실수했다’고 트위터로 오는데 뮤지컬은 칼럼처럼 후기가 올라오니까. '아 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뮤지컬 마니아층에 미운털이 박히면 끝난다는 부담이 컸어요. 이제는 더 후기도 찾아보게 되고 부족한 점도 알게 됐어요. 흘릴 것은 흘려보내되 채워야 할 부분은 채우고 관객을 충족시켜야 것은 배우의 몫인 것 같아요.”
가수와 연기 여러 방면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조권의 꿈은 뭘까. 그는 “‘역시 조권이네’ 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욕심이 많은 만큼 우울함도 많다”면서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래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릴 때 깝권으로 갑자기 핫해지고 가요 대상에서 상을 받아야 하는데 예능 대상에서 신인상 받고(웃음). 너무 바빴을 그때는 저의 정체성을 몰랐죠. 지금은 음악이든 연기든 끼가 넘치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에요. 전문적으로 얘기하면 아티스트죠. 어디를 가든 소름 끼칠 정도로 끼가 넘치는 아이, 독보적인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 수트에 힐을 신든 유니크한 음악을 하든 ‘조권이니까 할 수 있네’라는 말을 듣길 바라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조권 ⓒ 엑스포츠뉴스DB, 쇼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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