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한 여름,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더위를 날려줄 영화 '손님'(감독 김광태)이 찾아왔다. '판타지 호러'라는 독특한 장르는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 등 출연하는 배우들의 이름만큼이나 높은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손님'은 독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작품이다. 1950년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로 들어선 낯선 남자와 그의 아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했던 비밀과 쥐들이 기록하는 그 마을의 기억을 다루고 있다.
'피리 부는 사나이'인 우룡(류승룡 분)은 기침이 심한 아들 영남(구승현)의 병 치료를 위해 서울로 향하던 중 한 마을을 만나고, 그 곳에서 촌장(이성민)과 그의 아들 남수(이준)를 비롯해 과부 미숙(천우희)을 만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잡아도 없어지지 않는 쥐떼로 고민하고 있었고, 우룡은 피리를 부는 자신의 재주를 이용해 쥐를 쫓아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촌장은 우룡에게 쥐를 쫓아주면 소 한 마리 값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우룡에 대한 마뜩치 않은 마음에 그 말을 지키지 않고, 결국 마을에서 쫓겨난 우룡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공포'를 만들어낸다. 그 공포에는 몰려오는 쥐떼나 토속 신앙 같은 요소들이 배치돼있다.
'판타지 호러'라는 장르답게 우룡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대한 대가'를 몸소 보여주는 모습에서 나오는 쥐떼들의 등장은 보는 이들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영화 속에 담긴 의미를 좀 더 자세히 바라봐주기를 당부했다. 그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한국전쟁 직후지만, '손님'에 나오는 모습과 지금 2015년 현재의 모습이 다른지, 그리고 그때보다 우리는 더 좋아졌는지 이런 것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영화의 이야기는 '마을'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전개되는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조금씩 변화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역시 작품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곳이 없다. "단순한 역할이 없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배우들 스스로도 각자 맡은 캐릭터의 해석을 위해 노력하며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류승룡은 피리 부는 사나이 역할을 위해 직접 피리 연습을 한 것을 물론, '이방인'이라는 차별점을 두기 위해 사투리를 하는 캐릭터로 변신시키기도 했다. 이성민 역시 그간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인자한 모습이 아닌 악한 연기로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으며, 천우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묘하게 변해가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대가가 얼마나 큰지, 영화의 배경인 1950년대뿐만이 아닌 이 시대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받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9일 개봉.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손님'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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