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성남, 김형민 기자] 주연 뒤에는 항상 조연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영웅의 영화인 배트맨에서는 로빈이 그를 돕는 지원군이자 조연으로 각광을 받는다. 성남FC에도 이와 닮은 콤비가 있다. 바로 '까치 두목' 김두현과 '작은 김두현' 김성준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두현과 김성준은 1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9라운드에서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선발 출전해 성남의 3-1 승리를 도왔다.
이날 김학범 감독은 김두현을 앞에 세우고 그 뒤에 김성준과 김철호가 나서는 형태로 중원을 구성했다. 시작은 이와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김두현이 내려섰고 김성준이 올라갔다. 김두현이 뒤에서 패스를 조율하고 전체적인 라인을 조정하는 사이 김성준은 적극적인 패스 시도로 팀의 공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김두현과 김성준의 일명 '케미'가 좋아지고 있는 성남이었다. 김두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성남 유니폼을 다시 입고 팀의 간판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았는데 김성준의 지원사격이 큰 힘이 됐다. 김성준은 김두현에게는 잠재적으로는 경쟁자이자 파트너였다. 김학범 감독은 성향이 비슷하고 똑같이 공격형과 수비형 모두 가능하며 패스와 조율에 능한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거나 함께 세웠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어떠한 선택을 해도 김두현과 김성준은 제 몫들을 다해줬다. 김성준이 있음으로 해서 김두현의 체력 관리도 가능한 측면도 있었다. 알고 보면 김성준은 주연 김두현과 함께 빛나는 조연이 됐다.
이번 대전전에서는 둘의 공존이 빛이 발했다. 전체적으로 대전의 압박이 느슨한 상황에서 김두현과 김성준은 성남의 힘 있는 중원을 이끌었다. 김철호도 이에 힘을 보태면서 미드필더진은 더욱 견고해졌다. 김성준이 이곳저곳을 활발하게 움직이자 공간이 생겼고 김두현이 오른발로 찔러주는 패스에도 여유가 생겼다.
이날따라 김두현의 오른발이 날카로웠다. 김두현은 전반 21분 루카스로부터 패스를 받자마자 멈추지 않고 원터치 패스로 김성준에게 연결해 좋은 호흡을 과시하는 한편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전반 36분에는 김두현의 오른발이 선제골의 시발점이 됐다. 높이 뜬 공을 오른발로 정확히 밀어줬고 이를 받은 황의조의 땅볼 크로스에 이어 남준재의 선제골로 마무리됐다.
후반 2분에는 김두현이 후반 2분에 오른쪽에서 올려준 오른발 프리킥을 수비수 윤영선이 헤딩 추가골로 마무리짓기도 했다. 김성준이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김두현에 대한 압박을 풀어냈고 자연스럽게 김두현이 자유로워진 결과물들이었다. 이외에도 김성준은 전반 18분에 황의조에게 결정적인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찔러주는 등 자신의 공격적인 역할도 잘 수행했다. 김성준은 경기 중반 헤딩 경합을 하다가 이마가 찢어져 급히 정선호와 교체되면서 둘의 호흡은 경기 끝까지 가지 못했다.
김두현과 김성준 간의 조화가 나날이 발전해가는 중원의 힘을 앞세운 성남은 대전을 홈에서 3-1로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승리는 지난 울산전에서 성남 소속 100경기를 치르고 안방에서 자축 행사를 가진 김두현에게는 더없는 선물이 되기도 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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