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의 외야에 신성 윤중환(25)이 등장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윤중환은 그 기회를 꽉 움켜쥐었다.
지난 6월 24일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된 윤중환 27일 인천S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우익수 및 9번타자로 데뷔 첫 1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주전 중견수 김강민의 부상 여파로 외야에 빈자리가 생긴 차였다.
그리고 윤중환은 기다렸다는 듯 만원 관중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윤중환은 이날 5회 한화 선발 안영명에게 깨끗한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프로 데뷔 첫 안타였다. 타점이나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앞서 출루해있던 1루주자 김연훈의 진루를 만든 귀중한 안타였다. 이어 8회에도 권혁에게 행운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때려낸 윤중환은 눈에 띄는 타격 만큼 안정감 있는 수비도 자랑했다. 0-2로 뒤져있던 2회초 2사 1,2루 상황 어려운 코스의 장운호의 타구를 끈질기게 쫓아가 잡아냈고,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5회 4번타자 김태균을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선발 첫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친 윤중환은 이튿날에는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28일 윤중환은 전날보다 한 타순 상승한 8번타자로 선발 출전, 0-0이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한화 선발 송창식의 4구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윤중환은 "처음에는 타구가 낮길래 안 넘어가는 줄 알고 굉장히 열심히 뛰었다. 2루 베이스 밟기 전에야 홈런인 것을 알았다"며 "얼떨떨 했다"고 당시 홈런 상황을 말했다. 데뷔 첫 홈런볼은 전달 받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2009년 신고선수로 SK에 입단해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친 윤중환은 지난해부터 다시 SK에 합류했다. 올해로 7년차, 그러나 이때까지의 1군 기록은 2011년 대타나 대주자로 나온 5경기가 전부였다. 타석에 들어선 것은 두 번, 안타는 없었다. 그간의 설움을 떨쳐내 듯 윤중환은 두 경기 만에 팬들에게 윤중환이라는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새겼다. 윤중환은 "떨리고 긴장도 많이 됐지만 기회가 왔으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고 첫 선발 출전 당시의 마음을 전했다.
1군 무대를 밟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윤중환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를 다녀온 뒤 올해 스프링캠프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도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2군에 오래 있다보니 뚜렷한 목표가 없이 흘러가는 대로 지냈다"면서 "그러다보니 시즌 초에는 나도 모르게 처졌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격려가 있었다. 윤중환은 "2군 코치님들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북돋아주셔서 힘이 됐다. 그런 게 아니었다면 더 어려웠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선배들의 도움도 있었다. 27일 윤중환의 첫 안타와 첫 홈런을 만든 배트는 주장 조동화가 선물한 것이었다. 조동화는 주중 잠실 경기를 마친 뒤 윤중환에게 '잘 하라'면서 배트를 건넸다. 그리고 윤중환은 그 배트로 자신의 역사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아쉽게도 배트는 첫 홈런 뒤 부러졌다.
윤중환은 "아직은 몇 경기 안 나가서 확실히 이렇다 할 목표는 없지만 올시즌 끝날때까지 1군에서 같이 있는 게 목표가 됐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을 거쳐 이제 막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SK의 밝은 미래를 보기에 충분했던 윤중환의 두 경기였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윤중환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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