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창원, 나유리 기자] 상대 전적에서 가장 약했던 NC를 상대로 가장 빛나는 홈런을 터트렸다. '캡틴' 이범호(34,KIA)가 실리와 명분까지 되찾았다.
KIA 타이거즈는 2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7-4로 승리했다.
'해결사'는 이범호였다. 현역 통산 만루 홈런 1위(12개) 타이틀을 쥐고 있는 이범호는 이날 경기의 흐름을 단 한번에 뒤집는 결승 홈런과 승리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승부처는 6회초였다. 1회말 스틴슨이 3실점하면서 0-3으로 끌려가던 KIA는 4회초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6회초 1사 1,3루의 천금 같은 득점 찬스를 얻었으나 브렛 필의 2루 도루가 무위에 그치면서 점수 없이 이닝을 마칠 위기에 놓였다. 5번 타자 김원섭이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다시 주자가 쌓였고, 그 찬스가 이범호를 향했다.
이범호는 그간 NC전에서 유독 약했다. 13년 상대 타율 2할2푼9리, 14년 상대 타율 2할6푼3리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편이었고 올해는 1할4푼3리로 더 나빴다. 더군다나 마운드에 있는 NC 투수는 김진성. 올해 이범호가 2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던 어려운 투수였다.
초구 홈런성 파울 이후 2구째에도 파울을 친 이범호는 3구 볼을 지켜봤다. 그리고 김진성이 던진 127km/h짜리 포크볼이 몸쪽 높은 곳으로 들어오자 기다렸다는듯이 받아쳤다. 완벽한 타이밍에 '스윗 스팟'에 맞은 정타 홈런이었다. 이 타구는 멀리 날아 마산 구장의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이 됐다.
내내 끌려가던 KIA는 이범호의 홈런 이후 '지키는 야구'를 구사했다. 마무리 윤석민이 8회말 심동섭의 책임 주자 1명을 들여보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9회초 선두 타자로 들어선 이범호가 연타석 홈런을 신고하며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KIA는 최근 3연승 그리고 드디어 '마의 5할'을 넘어 승차를 +2까지 일구면서 탄력을 받았다.
그간 이범호는 심각한 타격 부진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해왔다. 6월 중순까지 8경기에서 1안타에 그치는 등 뾰족한 수 없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스스로 2군행을 자처하기도 했고, 야간 특타까지 하면서 타격감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최근 7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리면서 조금씩 감을 찾은 이범호는 특히 절정에 오른 3루 수비로 든든히 '핫코너'를 지켜주고 있다. "수비라도 잘하지 않으면 내가 경기에 나설 명분이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그가 이날 '해결사' 이름값을 톡톡히 했으니, 명분과 실리를 모두 되찾은 '기분 좋은 밤'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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