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의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전작 '후아유'의 상승세를 이어받아야 했던 '너를 기억해'가 암초를 만난 것이다.
'너를 기억해' 측은 23일 공식 홈페이지에 "2014년 공모전 관련 기록을 찾아본 결과, 공모전에 제출한 정 씨 작품은 본심까지 올라간 작품이었다"며 "CJ E&M 공모전 예심은 외부에서 활동 중인 감독 작가 PD 등 12인 심사위원으로 초빙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에 따르면 2014년 CJ E&M 공모전은 저작권 시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인쇄본 한 부만을 가지고 심사를 진행했다. 탈락한 작품은 바로 폐기처분해 외부로 돌리거나 담당자 이외에는 작품을 전혀 접할 수 없도록 운영했다. '너를 기억해' 측은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PD는 정 씨의 작품을 접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앞서 '너를 기억해' 공식 시청자 소감 게시판에 "'너를 기억해'를 보고 소재가 똑같아서 궁금증이 생겼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CJ를 비롯한 타 방송사 공모전에 (내가) 제출한 작품이 '너를 기억해'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너를 기억해' 극본을 쓴 권기영 작가는 "저작권 등록일은 2014년 7월 17일이고, 작품 기획은 2013년 말부터 노상훈 감독과 함께했다. 제작사나 방송사로부터 다른 기획 중인 작품에 관한 어떤 말도 들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CJ E&M이 제작한 '너를 기억해'는 천재 프로파일러 이현(서인국 분)과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엘리트 수사관 차지안(장나라)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사랑을 키워나가는 드라마다. '수사 로맨스'라는 혼합 장르를 내세운 작품이다.
3.8%로 시작해 8.2% 시청률로 막을 내린 전작 '후아유-학교 2015'의 상승세를 이을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한국형 수사극'과의 차별성에 힘을 줬다. 노상훈 PD는 "기존 수사물과 다르게 봐야 할 듯하다. 빠른 호흡을 강조했고, 주인공의 과거와 사건의 연관성을 복합적으로 표현했다. 이전 드라마에서 시도되지 않은 방식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너를 기억해'가 작품 자체로 평가받지 못하고, 표절 의혹에 휩싸인 것은 기분 좋은 출발은 아니다.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대해 '다른 이의 작품을 베낀 작품'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뒷전인 채 논란 만이 부각된 것. '너를 기억해' 첫 방송 시청률은 4.7%를 기록했다. 표절 의혹을 제기되기 전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제작진이 정 씨 작품을 표절했다는 것은 밝히기 어려운 측면이 많고, 이러한 상황에서 제작진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일 수 있다. 결국 '너를 기억해'가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너를 기억해' 포스터 ⓒ CJ E&M,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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