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성식 기자] 2015시즌을 시작하기 전, 두산은 타자 용병에 대한 고민을 수 없이 했었다. 과연, 지난 2014시즌의 호르헤 칸투(33)를 넘어서는 강한 용병을 데려올 수 있을지에 관해 팬들도 관심이 많았었다.
▲ 기대했던 잭 루츠의 실패
그런데 두산의 선택은 뜻밖이었다. 두산은 2014시즌을 NPB(일본 프로야구)에서 고작 15경기 출장을 하고 51타수 16안타를 기록한 잭 루츠(29)를 택한 것이었다. 게다가 미국에서 뛰던 시절부터 '인저리 프론(부상 가능성이 높은 선수)'으로 유명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두산은 그가 16안타 중 5홈런을 칠 정도로 펀치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루츠가 이원석의 군 입대로 생긴 3루 공백을 메워 줄 적임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두산의 생각과 정반대였다. 그는 고작 8게임에 나와 타율 1할1푼1리, 1홈런 3타점의 초라한 기록을 남긴 채 웨이버 공시됐다. 기록도 기록이었지만, 부상을 당한 뒤의 변명과 멘탈적 문제가 방출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 새로운 '흑곰' 데이빈슨 로메로의 영입
루츠가 떠나고 두산은 새로운 외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29)를 영입했다. 현재까지도 KBO 역대급 용병으로 꼽히는 '타이론 우즈'를 닮은 그의 외모는 많은 두산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데이빈슨 로메로는 도미니카 태생으로 메이저리그 경험 없이 마이너에서 10년째를 보내고 있는 선수였다. 그러던 그는 2014시즌을 마친 뒤 미네소타에서 피츠버그로 소속팀을 옮기게 된다. 프리시즌 기간동안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마이너리그 인디애나폴리스(AAA)에서 뛰며 A급 타자의 상징이라 불리우는 3-4-5 (.302/.403/.548)를 기록했다.
로메로가 만약 다른 팀이었다면 충분히 메이저로 콜업 될 성적이었지만, 현재 피츠버그에서 강정호가 깜짝 활약을 선보이고 있어 그의 자리가 생기지 않았다. 어찌보면 그의 두산행은 강정호가 만들어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뛰어난 선구안과 3루-유격사이의 수비 범위가 넓고 송구능력이 뛰어나다는 그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바탕으로 볼 때, 두산의 타선은 완벽을 향해가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로메로의 타격이 영 시원찮다. 그는 현재, 61타수 13안타 타율 2할1푼3리 3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표본은 적지만 선구안이 좋다는 그의 스카우팅 리포트가 무색할 정도로 볼넷과 삼진비율이 0.23(볼넷3,삼진13)으로 좋지 않다.
집중력도 떨어진다. 주자가 없을 때, 21타수 6안타로 2할8푼6리를 마크하고 있지만,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있을 경우에는 28타수 6안타로 타율이 2할1푼4리로 낮아진다.
비슷한 시기에 kt에 입단한 댄 블랙(28)과는 너무나도 비교되는 수치이다. 블랙은 현재 64타수 23안타로 타율 3할5푼9리, 4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에는 그의 집중력은 더 살아난다. 총 19타수 8안타를 때려내며 득점권 타율 4할2푼1리를 마크하고 있다.
선수 개인마다 리그에 적응하는 속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로메로는 적응하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보여진다. 두산의 전신이었던 OB 베어스 소속이었던 타이론 우즈 또한 1998년 입단 당시 6월까지 지금의 로메로와 같이 좋지 않았다.
변변치 못한 성적에 당시 구단 내에서는 우즈의 퇴출설이 심심치않게 들리곤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도 그 당시 OB 감독이었던 김인식 감독이 우즈를 지속적으로 3번으로 기용하였고, 7월부터 엄청난 페이스를 보여준 우즈는 그 해 42홈런을 때려내며 삼성 이승엽(39)을 제치고 홈런왕에 등극했다.
지금의 로메로가 1998년의 우즈처럼 어느 순간 페이스가 오를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는 현재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려 노력하는 모습과 새 리그에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무척 큰 상태이다.
이러한 로메로의 모습을 볼 때 비록 지금 당장의 성적은 부진하더라도 앞으로의 그의 행보는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이미 2장의 외인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한 두산에서 로메로가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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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이빈슨 로메로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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