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크리스 옥스프링(38,kt)이 달라진 팀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올해로 한국 무대 5년차를 맞는 옥스프링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더불어 팀 속에 잘 녹아드는 그야말로 '모범 외국인 선수'의 대명사다.
LG와 롯데를 거쳐 kt로 온 옥스프링은 올시즌 14경기에 나와 4승 7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가 7차례 있었지만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던 옥스프링은 6월에 3번 등판해 2승을 거두는 등 조금씩 승리를 쌓아가고 있었다.
승리가 쌓이자 기세를 탄 옥스프링도 조금씩 힘을 내면서 위력을 더해갔다. 18일 NC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시즌 초보다 좀 더 좋은 피칭을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팀 공격력이 좋아졌다. 내가 나올 때 초반에 점수가 나오고 있고, 득점 지원도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kt는 6월 초 외국인 투수 앤드 시스코와 결별하고 타자인 댄블랙을 영입했다. 댄블랙이 중심타선에서 연일 맹타를 휘둘렀고, 댄블랙 앞뒤에 배치돼 있던 마르테와 김상현이 '우산 효과'를 봤다. 상대 투수들은 kt 중심 타선과 쉽게 승부를 할 수 없었고, 그만큼 전체적으로 타선에 응집력이 생겼다. 현재 kt의 6월 팀타율이 3할로 1위 넥센(3할1리)에 이은 2위다. 타선이 살아나고 많은 득점 지원이 나오다 보니 옥스프링도 '던질 맛'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옥스프링의 기분을 좋게한 또 다른 이유는 투수들의 성장이다. 옥스프링은 "어린 투수들이 자신감이 생겼다. 시즌 초반에는 다들 자신감이 없었는데 선배들의 피칭을 보면서 1군에 적응할 수 있는 것을 배웠다. 모든 일에서는 자신감이 중요한 만큼, 마운드에서 피칭을 할 때 좋은 쪽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옥스프링은 구체적으로 성장한 투수에 대해서 가장 먼저 정대현을 꼽았다. 그는 "정대현이 선발 투수로 가장 훌륭한 역할을 잘하고 있다. 초반에는 4회 5회를 못버텼지만 이제 페이스도 좋고 6,7회까지 확실하게 막아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불펜에서는 이창재, 고영표, 장시환의 성장에 주목했다.
이렇게 점차 팀이 성장하고 있는 사이 옥스프링도 의미있는 기록을 하나 남겼다. 바로 역대 4번째 통산 700이닝 돌파다. 옥스프링은 지난 17일 수원 NC전에서 7이닝을 소화해 현재 706이닝을 기록하고 있다. 기록 달성 소식을 듣자 옥스프링은 "많은 의미가 있다. 한국에 왔던 첫 시즌에는 적응도 잘 못했고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꾸준히 한 결과라고 생각하다"며 "그냥 내가 늙은것이고, 한국에 오래 있었다"는 것 아니겠냐며 웃어 보였다.
팀의 달라진 모습에 한결 여유를 되찾은 옥스프링은 올시즌 목표에 대해서 "개인적인 목표는 선발투수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선발투수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팀 목표로는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으니 최선을 다해서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선발 투수의 가장 큰 덕목으로 '팀이 승리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라며 책임감을 강조한 옥스프링. 이렇게 '모범 외국인 선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옥스프링의 모습이야 말로 kt가 가지고 있는 큰 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크리스 옥스프링 ⓒkt w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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