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가 오랜만에 투수 부문에서 기분 좋은 모습을 보게됐다.
두산은 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현승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올시즌 두산의 5선발로 낙점 받았던 이현승은 지난 3월 20일 잠실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1회 강한울의 타구에 맞았다. 검사 결과 왼속 약지 손가락이 미세골절로 나왔고, 이현승은 결국 1군 개막을 함께하지 못했다.
이후 재활에 힘쓰면서 차근차근 복귀를 준비하던 이현승은 9일 1군에 등록됐고, 8회말 무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오현택에 이은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8회 비록 2루에 있던 선행주자에게 홈 베이스를 허용했지만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끝낸 이현승은 9회 첫 타자 양석환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후 마운드를 노경은에게 넘겨줬고, 팀이 5-2로 승리하면서 복귀와 동시에 첫 홀드를 올렸다.
경기를 마친 뒤 이현승은 "오랜만에 설레고 긴장되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집에 다시 돌아온 느낌이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부담감보다는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집중이 잘 됐다"고 첫 투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이현승은 최고 144km/h의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를 던졌다. 아직 100%의 몸 상태는 아니지만, 올해 10년 차를 맞이한 만큼 노련함은 그대로였다. 이현승의 공을 받은 포수 양의지는 "아직 100%의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났다. 특히 유리한 볼 카운트로 끌고 가면서 타자를 상대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현재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부상으로 빠져있다. 이와 더불어 팀 평균자책점이 5.31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고 있다. 계속된 투수 문제 결국 한용덕 코치를 1군 투수코치로 임명하는 등 변화까지 꾀했다. 그만큼 두산에 있어 투수 문제는 큰 과제였다.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이 오랜만에 나오면서 부담이 있었을 텐데 부담을 이기고 깔끔하게 제 역할을 다 했다"며 "아직 부상을 털고 온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불펜에서의 활약을 지켜보겠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시즌 초 예정돼 있던 선발로 당장 모습을 보이지 못하지만 계속된 투수 고민 속에 부상을 털고 온 이현승의 호투는 두산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와 같았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이현승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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