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갑(甲)인데 갑 같지 않고, 을(乙)인데 을이 아니었다.
지난 8일 첫 선을 보인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는 뚜렷하게 갑과 을로 대비되는 캐릭터들과 내용 안에서도 끊임없은 갑의 선민의식, 을을 옥죄는 갑등을 그려내며 새로운 형태로 갑과 을을 그려낼 것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앞서 '풍문으로 들었소'가 블랙코미디를 통해 갑을관계를 적나라하게 풍자하며 웃음과 서늘함을 이끌어냈다면 '상류사회'는 갑을과 상류층이라는 소재를 주로 배경에 위치시켜 앞선 드라마와의 차이를 뒀다.
유이가 맡은 윤하는 갑의 위치에 있지만 갑이기보다는 을에 가까운 인물이다. 일부러 푸드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절대 갑인 어머니의 말에 원치 않는 선을 보러 간다. 그러나 결혼만큼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어 일부러 선자리를 엉망으로 만드는 캐릭터로 분했다.
반면 박형식이 맡은 창수는 뚜렷한 선민의식을 갖고 있었다. 자신의 친구이자 같은 회사에서 근무 중인 준기(성준 분)에 대해 가족보다도 더 절친한 사이라고 말하지만 은연 중에는 갑을관계가 묻어났다. 충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은근히 그가 드러내는 갑의 의식이 확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형이라는 벽이 그의 야망을 가로 막고 있었다.
성준의 준기는 을이지만 갑으로 도약하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화목하지만 어렵게 살아온 가족들을 위해서 '개천 용'이라 불리우며 갑이 되기 위해 조건을 보고 여자를 만나는 남자다. 분명 을의 위치지만, 그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 을 아닌 을의 모습이었다.
임지연은 푸드마켓의 아르바이트생 지이로 분했다. 영화 '인간중독'. '간신' 에서와는 달리 밝은 캐릭터인 지이는 아르바이트를 성실하게 해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목표인 '슈퍼 을'이다. 그에게는 정규직이자 본사에서 파견을 나온 준기 조차도 높은 '갑'처럼 동경의 대상이다.
뚜렷한 캐릭터를 지닌 네 사람은 각각 청춘을 대변하며 이른바 오포세대와 재벌가의 계급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그러나 청춘의 애환을 담아내기 위해 재벌가를 택한 것은 다소 아이러니 할 수 있다. 조건을 따지는 준기의 캐릭터를 '속물'이라 비난하는 대신에 조심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지만, 정작 남부러울 것 없는 재벌가 영애의 행동에 모두가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재벌가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암투 또한 마찬가지다.
'상류사회'가 고착화된 계급 사이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담아내며 공감을 이끌어 낼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상류사회ⓒ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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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