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어느새 일상이다. '특별 타격훈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화 이글스의 '특타'는 선수들에게도, 소식을 듣는 팬들에게도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일이 됐다.
하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따로 시간과 장소를 들여 한화처럼 구슬땀을 흘리는 구단이 없다는 점에서 한화의 특타는 여전히 특별하다. 특히 원정 경기시 인근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원정 특타는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다.
▲ 원정 특타의 시작
한화의 원정 특타는 정규시즌 개막 전 마산 NC전을 앞두고 용마고에서 실시한 특타를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조금씩 빈번해진 특타는 이제는 한화 선수단에게 당연한 일정이 됐다.
장소를 옮겨서 하는 원정 특타는 보통 주중에만 이루어진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주말에는 사회인 야구팀들이 훈련장을 쓰기 때문에, 한화가 특타를 하기에 마땅한 구장을 찾기가 어렵다. 주말엔 원정 특타를 실시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 미니 버스, 일명 '특타 버스'의 탄생
특타가 많아지면서 한화에는 새로운 이동 수단이 생겼다. 바로 '미니 버스'다. 노재덕 前 단장이 특타를 위한 선수들의 이동을 편안하게 해 피로도를 줄이고 훈련의 집중력을 높이고자 먼저 제안했고, 구매에 이르렀다. 선수들의 안전 문제 또한 미니 버스 구입의 배경이었다. 이후 선수단은 편안하고 안전하게 특타 장소와 경기장을 오갈 수 있게 됐다.
▲ 장소를 옮겨서 하는 이유는
김성근 감독은 인근 학교에서 원정 특타를 실시하는 데 대해 "경기장은 산만하다"고 지적하면서 "(학교에서 하면) 내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보다 사람도 적고 조용한 곳이 선수들의 집중력이나, 지도하는 데도 낫다는 판단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특타 장소에서 직접 배팅을 위한 토스를 올려주고, 스윙 시범을 보이는 등 상세하게 선수들을 살폈다.
경기장에서 훈련을 소화할 때보다 특타 장소에서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보통 주중 저녁 6시30분 경기의 경우 특타조 선수들은 오후 2시30분에서 3시 사이 숙소를 나서 두 시간 정도 훈련을 하고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 효과는 있는 걸까
넥센과의 시즌 8차전 경기를 앞둔 4일, 성남고에서 치러진 특타 때 김성근 감독은 김회성과 권용관, 조인성에게 많은 시간을 들였다. 특히 조인성에게는 계속해서 스윙 시범을 보이며 조언했다. 김회성은 강경학과 함께 마지막까지 배팅을 소화한 후 경기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날 김회성과 조인성은 백투백 홈런을 때려냈다.
특타는 단기적 효과를 위해서 실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선수의 나쁜 습관을 고치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김성근 감독은 "나쁠 때 조금씩 바꿔야지, 많이 나빠지면 고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보이는 기량 향상을 단순히 특타 덕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경학, 김회성 등 특타를 하면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이 분명 있다.
▲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야신의 선택
특타 멤버는 1군 매니저를 통해 선수들에게 알려진다. 홈 경기시에는 매일 아침 특타 멤버에게 문자로 전달되고, 원정 경기시에는 점심시간에 '통보' 된다.
김성근 감독이 직접 선정하는 특타 멤버는 전날 경기와 향후 앞두고 있는 경기를 고려해서 꾸려진다. 전날 경기에서 김성근 감독의 눈에 보완할 점이 보였던 선수나 당일 경기에서 '키' 역할을 해야할 선수들이 특타 멤버로 지목된다. 김성근 감독은 "밤부터 생각해서, 아침이 되면 (멤버가) 또 달라지곤 한다"고 전했다.
▲ '특타의 아이콘'은 누구
"제가 와야 특타가 완성이죠." 본인도 잘 알고, 팬들도 잘 알고 있다. 강경학은 특타 버스의 기사가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가장 많은 특타를 소화했다. 최근 13번의 원정 특타 중 10번을 미니 버스에 몸을 실었다. 5월 들어서는 100% 출석이다. 강경학은 "힘들지만 이제 적응 돼서 할 만 하다. 이제 안하면 뭔가 허전할 정도로 하루의 일과가 됐다"고 밝혔다. 강경학에 이어 김회성이 8번, 정근우가 7번으로 뒤를 이었다.
▲ 새로운 '팬 서비스'의 장
한화의 원정 특타 소식이 알려지면서 특타 장소를 찾아 오는 팬들의 수도 나날이 늘고 있다. 별다른 경호 인원은 없지만 통제가 잘 되는 편이다. 선수들을 지켜보던 팬들은 훈련이 마무리 되는 때, 하나둘 김성근 감독과 선수들 곁으로 몰려든다. 선수들은 훈련에 지쳐도 팬들의 사인과 사진 부탁을 들어준 뒤 특타 장소를 떠났고, 김성근 감독도 성심성의껏 '팬서비스'를 마친 뒤 경기장으로 향했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6월 4일 성남고에서의 특타 ⓒ조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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