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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7's EPL Talk!] 이동국의 이적설, 조심스러운 기대

기사입력 2007.01.16 19:16 / 기사수정 2007.01.16 19:16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드디어 미들스보로발 소식이 터졌습니다. '박주영 맨유설'이나 '이천수 포츠머스행'처럼 국내의 추측성 기사들이 전 세계를 떠돌다 흔적도 없이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우선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영국의 유수 매체들도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한국의 스트라이커에 보로가 근접하다.' 등등의 기사를 내고 있고요.


한국발 '이동국 이적설'과 에이전트의 언론 플레이?

하지만, 생각해야 할 점은 바로 '이적료' 문제입니다. 아마 이 점이 한국 언론에서 이동국 이적설이 먼저 터진 계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안정환 선수의 문제 역시 '이적료'였습니다. 안정환과 이동국의 공통점은, 한국인(특히 대한민국 대표팀)으로서는 상품 가치가 매우 높지만 유럽 구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가치와 조금 거리가 있다는 것이죠. 한국에서 안정환이나 이동국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구단에 축구 내외적인 플러스 알파를 가져올 수 있지만, 유럽 구단의 입장에서 안정환이나 이동국은 아시아에서 온 '용병'에 불과합니다. 

특히 프리미어쉽 팀들의 경우, 이탈리아처럼 구단이 중계권을 협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시아 선수의 영입이 중계권료 수입을 가져오는 것도, 레플리카 수입을 가져오는 것도(국내에서의 레플리카 수요는 대부분 매니아층에 제한되어있죠), 관중 수입을 가져오는 것도 아닌 거죠. 따라서 순수한 축구내적인 부분, 즉 실력만이 선수의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가 됩니다.

(박지성의 맨유 영입은 아시아 시장 확대라는 상업적인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맨유나 레알, 첼시처럼 전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팀은 극소수입니다. 맨유가 글로벌한 팀이라면, 미들스브로는 그야말로 영국 내에서, 잘하면 유럽 내에서 그 상업적인 영향력이 있는 팀이죠.)

하지만, 포항 입장에서 이동국은 그야말로 'The Special One'이잖아요? 이동국이 있고 없고는 포항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백지훈의 이적료가 15억 이라면, 이동국의 상업적, 경제적 가치는 15억을 훨씬 초월하는 수준일게고, 당연히 포항이 기대하는 이적료 수입은 미들스보로가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겁니다.
며칠 사이에 한국언론에서 나온 이동국 이적설의 출처는 결국 에이전트였습니다. 이런 일은 한국에서만 있는 것은 아닌데, 유럽의 에이전트들도 선수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암암리에 '첼시 이적설'을 흘리고는 합니다. (상당한 효과가 있겠죠?) 

결국 트라이얼 중인 선수의 이적설을 에이전트가 흘린 것은, 포항에 대한 압박용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이동국 선수의 이적가능성이 거론되고 팬들이 잔뜩 흥분한 상황에서 포항이 이적료 문제로 이적를 거부한다면, (거기다 '유럽 진출은 허용하겠다'라는 입장이 언론에 밝혀진 상황에서) 포항은 전국민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에이전트가 봤을 때 미들스보로 측의 반응이 워낙 좋았기에 자신있게 이런 도박을 걸 수 있었겠지만, 분명 그 의도는 언제까지나 '포항 압박용'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선 이적에 대한 희망은 전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장벽은 남아있습니다. 아무리 실력이 출중하다고 해도 '국내 최고급 스트라이커'를 팔아야 하는 쪽과 '계약이 3개월 남은 아시아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 쪽의 주판알은 달리 돌아갈 수밖에 없죠. 게다가 미들스보로가 아무리 스트라이커가 부족하다고 해도, 2백만 파운드, 3백만 파운드가 넘어간다면 챔피언십에서 활약 중인 젊고 유망한 스트라이커를 데려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겁니다. 게다가 현재 미들스보로는 성적이 그리 여유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이적료가 높아진다면 생각을 돌릴 수도 있습니다.

라이온 킹, 보로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하는 건 여름에 이적하는 것보다 선수에게 훨씬 힘든 도전입니다. 맨유의 비디치나 에브라가 이번 시즌에야 자리를 잡는 걸 봐도 알 수 있죠. 반면 여름에 이적한 설기현, 이영표의 라이벌 아수-에코토의 경우, 여름 이적 메리트를 살려서 시즌 전반기에 많은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주전 경쟁은 그리 힘들지 않아 보입니다. 미들스보로의 스트라이커 진의 이번 시즌 성적을 보면 :

Striker
Jason Euell               8 (3) 출전  0골 평점 6.1
Massimo Maccarone   2 (6) 출전  1골 평점 5.0
Yakubu Aiyegbeni      24    출전 10골 평점 6.4
Benjamin Hutchinson            
Tom Craddock          (현재 임대)        
Malcolm Christie        3 (4) 출전  1골 평점 6.0
Mark Viduka              13 (5) 출전 5골 평점 6.5

야쿠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주목하는 최고의 아프리카 선수 중 하나입니다. 야쿠부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팀 내에서 그의 위치는 (무링요 식으로 말하면) '언터쳐블'입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면면은 그렇지 않습니다. 비두카는 이미 나이가 많고(75년생), 무엇보다 계약이 이번 여름으로 종료됩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비두카와 계약 연장을 원하지만 뜻대로 될 것 같지는 않고, 문제는 이번 겨울에 보내면서 이적료를 챙기느냐, 아니면 여름까지 활용하느냐입니다. 크리스티의 경우 부상 회복 후 1골을 넣기는 했으나 자주 출전 기회를 잡을 정도는 아니고, 제이슨 옐 역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 스트라이커 이동국에서 미들스보로 행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우선 선수에겐 '주전 보장'만큼 좋은 약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강등권 탈출 및 안정적인 중위권 안착을 위해 전력투구할 시기에 이적생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수에게 큰 상처가 될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프리미어쉽에 적응하는 것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은 유럽 내 다른 리그를 거치고 프리미어쉽에 진입한 우리 선수들, 그리고 다른 유럽권 선수들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견으로는 비두카가 이번 시즌까지 남아주면서 야쿠부 - 이동국 - 비두카가 로테이션이 돌아가면 이동국의 적응에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물론 비두카의 웨스트햄행 루머가 돌고 있는 건 사실이고, 사우스게이트 감독 역시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이 몇몇 있다.'라고 인정해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자투리 소식

코코 선수 기억나시죠? 황선홍과 대비되는 망사 붕대를 머리에 하고 뛰었던 이탈리아의 왼쪽 풀백…. 그가 인테르에서 자리를 못 잡으면서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서 트라이얼 중이랍니다. 나이 30세,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도 받는 게 트라이얼인 걸 보면…. (물론 그가 좀 많이 부진했긴 했죠) 이런걸 보면 트라이얼에 대한 시선을 좀 바꿀 필요도 있는 듯!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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