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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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뺀 김남길, "롱런하는 연기자 되고 싶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5.05.31 11:46

조재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배우 김남길이 '무뢰한'을 통해 힘을 뺀 묵직함을 전했다. 친근함은 덜어냈지만, 감정은 더욱 풍부해졌다.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무뢰한'에서 김남길은 극 중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정의와 불의를 가리지 않는 형사 정재곤 역을 맡아 전도연, 박성웅 등과 함께 피할 수 없는 감정 이야기를 그려낸다.

김남길과 전도연의 호흡과 '킬리만자로' 이후 15년 충무로에 복귀한 오승욱 감독의 합작으로 기대를 모은 '무뢰한'은 제 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되며 김남길에게 칸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줬다. '무뢰한'을 통해 칸 영화제에 처음 입성한 그는 연기적으로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

"칸 영화제를 짧은 일정으로 다녀와서 주변을 둘러볼 시간은 없었어요. 스케줄도 그랬고, 처음이다보니 부산 영화제가 외국에서 하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세계의 영화인들이 모여 축제를 즐기는 자리에서 저희 작품으로 그들과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칸에서 '무뢰한'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김남길은 "영화가 한국 정서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디테일하게 봐주신 것 같다. 외국에서도 이런 일들이 있구나 생각했다"면서 "'해적'을 통해 저의 가벼운 모습만 접하다가 새로운 모습에 신선하다고 했다"는 외신들의 반응을 전했다.

김남길은 '무뢰한'을 통해 힘을 뺐다는 이야기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앞선 작품들에서 관객에게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드러냈다면, 이번에는 상황적인 표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촬영 내내 힘을 빼는 것에 집중했음에도 그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어색한 듯 수줍은 미소를 짓어 보였다.

"정재곤이 표현한다기보다 대사로서 정재곤을 설명해주고 싶었어요. 특히 전도연과 호흡을 주고받는 장면에서 예전 같았으면 뭘 하려고 했을 텐데, 힘을 빼면서 상황적인 것들에 묻어나게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시사회때 영화를 처음 봤는데, 여전히 무언가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매 작품마다 그렇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구나 했어요."



그러면서 김남길은 '힘을 빼는 것'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힘을 빼면 상대 배우와 호흡이 좋아질 뿐 아니라 전체적인 극의 유연성을 가져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20대에 연기의 최대치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오래 연기를 하고 싶기에 더 성숙한 연기를 위해 힘을 빼야한다"는 말로 자신의 연기방향을 밝혔다.

김남길과 '무뢰한', 그리고 그가 표현한 정재곤은 일반적인 남성의 표본과 같다. 투박하면서도 거친 매력을 갖지만, 사랑 앞에서는 서툰 감성을 자극한다. 여기에 마초적인 남성미 사이로 살짝 보이는 소년같은 모습도 인상적이다. 사랑에 서툴면서, 자유분방함을 꿈꾸는 형사. 정재곤을 표현한 김남길의 마음가짐이었다.

"정재곤은 섬세하고 소년같은 면도 있고, 환경적인 것에 의해서 길러지기도 하잖아요? 형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사람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인물로 잡았어요. 하지만 사랑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서툰 인물이라 남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김남길은 전도연의 상대역할로 부족함 없는 연기력을 선보인다. 때로는 위트있게, 때로는 김혜경의 처절한 상황을 이해하며 두 사람의 앙상블은 극이 거듭될수록 돋보인다. 상대 배우에 따라 분위기를 탄다는 김남길은 전도연을 만나며 더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

"전도연 누나는 현장에서도 계속 고민하고 되묻더라고요. '잘하는 것 알면서 그러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었어요.(웃음) 특히 캐릭터 얘기를 나눌 때면 저는 아무 얘기도 못하고 집에 와서 자책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이 작품은 조금 더 치열하게 저의 연기에 대해 돌아본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무뢰한'은 개봉 전만해도 마냥 무겁게만 보였지만, 뚜껑을 연 모습은 묵직함 안에서 터지는 웃음 포인트가 의외의 재미를 만들어 냈다. 이에 김남길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 '관객들이 편하게 봤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찍었는데, 찍고 보니 재미 요소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김남길은 '무뢰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궁금증에 작품을 선택했고, '한 번쯤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생각한 전도연과 만났다. 김남길과 전도연, 그리고 '무뢰한'이 만들어낸 합작품이 관객들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주게될까.

"'무뢰한'은 배우의 전환점이자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예전에는 흉내를 많이 냈었는데 이제 연기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어요. 다음 작품에서 또 '죄송합니다' 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마음이네요.(웃음) "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영화 '무뢰한' 김남길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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