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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 부드러움 뒤에 가려진 '이유있는 고집' (인터뷰)

기사입력 2015.05.23 08:15 / 기사수정 2015.05.23 13:58

조재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늘 친근할 것만 같았던 '연하남' 박서준이 영화 '악의 연대기'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박서준의 부드러움 속 단단한 매력이 자신의 첫 스크린 데뷔작에 고스란히 담겼다.

박서준이 주연은 맡은 영화 '악의 연대기'는 지난 14일 개봉해 연일 흥행 상승세를 이어가며 관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박서준은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좋거나 나쁜 이야기도 듣는다. 차라리 혼내주는게 좋다.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하시는데 아직 모르겠다"며 특유의 환한 미소와 함께 쑥스러워 했다.

박서준의 이런 모습만 보면 연하남 캐릭터가 떠오르지만, 그는 '악의 연대기' 속에서 결정적인 순간 바뀌는 눈빛에서 카리스마를 폭발 시키는 것은 물론, 액션 장면도 거침없이 소화하며 강한 임팩트를 남긴다. 그는 생애 첫 스크린 데뷔작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드라마만 쭉 해와서 빠른 것에 익숙했는데, 영화는 하나하나 섬세하게 신경써야 하는 과제가 있었어요. 그런데 적응하고 나니 또 그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적응하는 것이 빠르기도 하고 역할과 이야기에 집중하는 편이라 첫 영화였지만 드라마 환경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박서준은 지난 2012년 KBS '드림하이2'로 연기자의 첫 발을 내딛은 뒤, '금 나와라 뚝딱!', '마녀의 연애', '킬미, 힐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단숨에 20대 스타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그리고 선택한 '악의 연대기'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20대 캐릭터'라는 점에서 강한 끌림을 느꼈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반전과 함께 쫀쫀한 느낌을 받았어요. 한 번에 다 읽을 만큼 역할이 기억이 남더라고요. 20대 남자배우라면 누구라도 욕심냈을 만한 역할이었는데, 제가 자신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의 연대기'에서는 박서준이 그간 익숙하게 해온 로맨스가 빠져있다. 대신 그는 경찰대학 시절부터 전설 같았던 최반장(손현주 분)을 동경해 강력반으로 지원한 인물 차동재를 맡아, 마동석, 손현주와 함께 남남케미를 발산한다. 익숙함에서 벗어난 박서준이지만, 그는 브라운관이 아닌 스크린에서도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줬다.

또한 박서준이 연기한 차동재의 과거와 현재 사이의 빈 공간은 그만의 해석으로 채워넣었다. 그는 캐릭터의 마음과 대인관계, 성격 등에 대해서 서서히 분석해 갔고 손현주, 마동석과는 또 다른 색깔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드라마에서는 로맨스가 빠질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로맨스가 빠진 작품을 하면 어떨까 했어요. 걱정도 되면서 결과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고요. 차동재가 '왜 그랬을까'부터 시작해서 대본에 나온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가 봤어요. 레시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물의 현재를 연기하지만 과거의 빈 부분을 채워나가야 하는 것이 저의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만의 상상이 더해져서 차동재가 구체화 된 것 같아요."

이처럼 박서준은 인물 설정에서 특별히 다른 캐릭터를 참고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연기를 가두기 싫어서였다. 자신만의 연기를 가져가기 위한 그의 굳은 의지가 차분한 목소리 사이로 느껴졌다.

"처음에는 참고도 해보고 그랬는데, '그럼 내 것은 뭘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했던 작품은 다른 것을 보지 않고 내 생각에 더 집중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제가 하는 표현에서는 저만의 자유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박서준은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의 고민이 모니터에는 드러나지는 않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냥 단순하게 해보기로 했다. 캐릭터의 의도를 신경쓰지 않고, 그냥 흐름에 맡겼다"면서 자신의 연기 방향을 덧붙였다.



박서준은 부드러움 뒤 분명한 고집과 단단함이 있었고, '확실한 자신만의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날 박서준은 "처음 배우가 됐을 때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말도 안되는 목표였다"면서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의 농담처럼 던진 막연한 목표가 현실이 되길 기대해본다.

"연기라는 것을 할 수가 있을까 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때 '내가 과연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 과정을 거치니까 작품을 하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감사해죠. 지금까지는 차근차근 잘 해왔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오르막길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을텐데, 기왕 하는 것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더 다져야할 것 같아요. 앞으로 제 생각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지만, 명확한 것보다는 과정을 즐기고 싶네요."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악의 연대기' 박서준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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