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신치용(60) 감독은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실업 시절 포함 19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려놓은 지도자다. ‘삼성화재 왕조’를 만들어낸 주인공이자 ‘프로배구의 퍼거슨’으로 불렸다.
신 감독은 1980년부터 KEPCO 코치를 맡다가 1995년 삼성화재 배구단의 창단 감독으로 부임했다. 삼성화재는 이후 20년간 신치용 감독이 팀을 책임졌다.
구단 측 “경질 아닌 인사이동”
삼성화재 구단 측은 “이번 신 감독의 퇴임은 경질이 아니라 스포츠단의 인사 발령 차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6월 1일부터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업무로 보직을 이동한다.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임원(부사장)이다.
신치용 감독은 삼성 스포츠단을 통틀어 임원직을 보유하고 있는 극소수 인사였다. 이번 인사발령 역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대한 질책성 인사라는 내부 분위기는 없다. 신 감독이 20년간 삼성화재를 지휘했고, 이제는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프로배구 사령탑 세대교체 바람
그러나 공교롭게도 신 감독의 인사이동 시점은 삼성화재가 챔프전 우승을 놓친 직후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밀려 준우승했다. OK저축은행은 신 감독의 옛 제자이기도 했던 김세진(41) 감독이 이끌고 있다. 또한 최근 현대캐피탈이 최태웅(39) 감독을 선임하는 등 프로배구에 거센 사령탑 세대교체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신 감독이 현직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시기가 절묘하게 이런 현상과 맞물려 있다.
삼성-현대 사령탑 ‘스타 스와핑’
재미있는 건 삼성화재의 신임 임도헌(43) 감독과 현대캐피탈의 신임 최태웅 감독이 각각 라이벌팀에서 오래 뛴 선수 출신이라는 점이다. 임도헌 신임감독은 현역 시절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최태웅 감독의 경우 은퇴 직전까지 현대캐피탈에서 뛰긴 했지만, 대부분의 선수 시절을 삼성화재의 전성기 때 보냈다.
‘신치용 대 김호철’ 라이벌 구도가 오래 지속됐던 배구판에 ‘임도헌 대 최태웅’이라는 흥미로운 새 라이벌 구도가 탄생했다. 여기에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까지 더불어 스타 출신 젊은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신치용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