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필, 대체 저 시프트는 뭐야? 무슨 일이야?"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시즌 5차전. 김민우의 끝내기 홈런보다 더 집중 조명을 받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리그 역사상 유례 없는 수비 시프트 시도였다.
5-5 동점 상황이던 9회초 2사 주자 2,3루 위기. KIA의 좌완 투수 심동섭이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던 김상현을 상대하게 됐다. 그때 김기태 감독이 3루수 이범호를 포수 이홍구의 뒤에 서게끔 지시했다. "만약에라도 폭투가 나오거나 공이 뒤로 빠지면 3루 주자가 득점을 할테니 포수 뒤에서 커버를 하라"는게 이유였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야수들이 파울 라인 안에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유례 없는 시프트는 무위에 그쳤지만, 다음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포함한 외신에 보도가 되면서 큰 화제거리가 됐다.
만방에 얼굴을 알린 이범호만큼이나 바쁜 선수가 또 한명 있었다. 바로 KIA의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영상을 본 필의 미국 친구들이 밤새 수많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대부분 "대체 저 시프트가 어떤 상황에서 나온건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이범호는 "덕분에 필의 가족들이 필 안부를 알 수 있게 됐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가족들이랑 친구들에게서 정말 많은 메시지가 왔다"는 필은 "사실 그 규정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경기 중에는 당황해서 생각이 나지 않더라. 그냥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싶었다"며 웃었다. 김기태 감독의 파격 수비 시프트는 태평양 건너 필의 친구들까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작은 소동이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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