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제가 언제 안 된다고 한 적이 있나요." 민병헌(28,두산)은 지난 8일 한화전을 앞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병헌은 지난 7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9회말 안타를 친 뒤 2루 베이스까지 밟았다. 그리고 상대 투수 봉중근의 견제구 때 민병헌은 2루 베이스로 슬라이딩을 한 민병헌은 왼쪽 손가락에 공을 맞았다. 민병헌은 고통에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왼쪽 손가락 부근에 타박상을 입은 민병헌은 다음날(8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연습 배팅을 했지만 계속된 통증에 결국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민병헌도 경기를 앞두고 "타격 연습을 하는데 너무 아팠다"며 이날 경기에서 타격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대주자는 발로 하지 않냐. 대주자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며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욕심을 보였다. 그러나 민병헌의 손등은 힘줄이 보이지 않을 정도 부어있었고 경기에 나서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거짓말같이 민병헌은 이날 경기에 나왔다. 그것도 대주자도 아닌 대타로 나와 타격까지 소화했다. 4-7에서 5-7로 추격이 시작되고 있던 7회말 1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정진호 타석에서 대타로 들어섰고 상대 투수 박정진의 4구째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다음날 민병헌은 "경기는 지켜보는게 더 힘들었다. 연습할 때는 아팠지만 경기에서 칠 때는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도 "경기 중에 스윙 연습을 하고 있더라. 승부처라고 생각을 해서 내보냈는데 잘해줬다"며 부상에도 팀을 위한 민병헌의 마음가짐에 고마워했다.
그리고 9일 민병헌은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번타자 겸 우익수로 나온 민병헌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손등 회복에 있어서 절대 휴식이 필요했던 만큼 투지는 높이 살만했다.
결국 민병헌은 자존심 회복도 성공했다. 다음날 한화와의 5차전에서 다시 선발로 나서 전날의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2-0으로 앞선 3회말 김기현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터트렸고, 8회에도 2루타를 때려낸 뒤 정수빈의 안타로 홈까지 밟았다.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타점. 완벽한 부활의 순간이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민병헌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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