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이종서 기자] "본인이 수비를 하고 싶다고 해서 내보냈다." 천하의 김성근(73,한화) 감독도 이용규(30,한화)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이용규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에서 중견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왼쪽 팔부분 근육통으로 모두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이용규는 이날 다시 수비에 나섰다. 100%의 몸상태는 아니었지만 이용규는 "계속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공교롭게도 지명타자로 나간 2경기에 모두 팀이 졌다"며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이용규는 이런 자신의 승부욕을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1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최주환이 중견수 뒤로 넘어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이용규는 끝까지 타구를 놓치지 않고 쫓아 손을 뻗어 공을 잡아냈다. 이 수비로 배영수는 1회를 무실점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1회에는 '중견수'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면 경기 전반에 있어서는 '타자' 이용규의 참모습을 뽐냈다.
이용규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마야의 초구를 때렸고, 우익수 앞 안타로 연결됐다. 지난 22일 잠실 LG전을 시작으로 이어져 오던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14경기로 늘렸다. 이후 2회와 4회에도 꾸준히 안타를 치면서 중심타선 앞에 밥상을 차렸다.
그리고 4-4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6회초 1사 2,3루에서 네번째 타석에 오른 이용규를 두산 벤치에서는 거르기로 판단했다. 만루 작전을 펼친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앞선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낸 이용규를 상대하는 것 역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용규가 출루에 성공하자 한화는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김경언을 대타로 내보냈고, 김경언은 볼넷을 골라내 밀어내기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이날 이용규는 4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를 마친 뒤 이용규는 "최근에 타격 밸런스가 좋아졌다"며 연속안타 비결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용규의 활약 덕분에 한화는 10-6으로 두산을 제압했고, 2연패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이용규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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