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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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 안첼로티, '천적 극복' 승부사의 7전8기

기사입력 2015.04.23 08:12 / 기사수정 2015.04.23 08:19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 안첼로티(56) 감독이 끝내 천적을 넘어섰다.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레알은 23일(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의 2014-1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합계 전적 1승1무의 레알은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레알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틀레티코에 4-1 대역전극을 거두며 '라 데시마'(챔피언스리그 우승 10회)를 달성했다. 여기까진 좋았지만, 다음이 문제였다. 그 이후로 아틀레티코와 7번 만난 레알은 3무4패의 부진에 빠지며 먹이 사슬 관계가 형성됐다. 최근 리그에서는 0-4로 대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앞둔 결전에서 레알은 극도의 부진을 떨쳐낼 비책이 필요했다.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루카 모드리치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전망은 밝지 않았다.

이때 '승부사' 안첼로티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시즌 앙헬 디 마리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쏠쏠한 재미를 본 바 있다. 

가용 자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혜안을 지닌 안첼로티 감독은 중앙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격 기용했다. 치차리토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파격 전술이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그간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틀레티코에 호되게 당했기 때문에 라모스를 내세우며 제공권 강화를 노렸다. 라파엘 바란, 페페, 그리고 라모스가 동시에 나서자 아틀레티코의 세트피스 생산력은 반감됐다. 중원 장악에도 한 몫한 라모스는 루카 모드리치의 공백을 메웠다. 안첼로티 감독은 "라모스는 내 의도를 이해했다"고 말하며 헌신적인 자세를 칭찬했다. 

'히든카드' 치차리토도 빼놓을 수 없다. 호날두와 함께 공격 임무를 맡은 치차리토는 그간 아틀레티코가 상대하지 못한 낯선 유형의 스트라이커였다. 주로 BBC를 상대했던 아틀레티코는 위치 선정과 빠른 문전 침투를 행하는 치차리토 봉쇄에 애를 먹었다. 

그렇게 기회를 엿보던 치차리토는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으며 천적 극복의 선봉장이 됐다. 동시에 벤치 신세의 설움도 날리며 스포트라이를 받았다. 치차리토는 "내 선수 경력 최고의 골"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며칠 전 안첼로티 감독이 내가 선발 출격할 것이라 일러줬다. 덕분에 나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치차리토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항상 열심히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결승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대견해 했다. 레알의 변칙 기용은 주효했고, 중요한 무대에서의 승리는 의미가 더했다. 레알의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이사는 "마드리드의 위대한 밤이다"라며 레알의 승리를 축하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안첼로티 감독 ⓒ AFPBBNews=News1]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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