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어떤 상황이 와도 순항하자는 뜻으로 이름 지은 그룹 디아크(THE ARK·전민주 유나킴 한라 정유진 천재인)는 하늘거리는 치마 대신 품이 넉넉한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른다. 청순미를 강조하는 신인 걸그룹과 달리 신체의 각을 살리고 찌르는 듯한 안무를 선보인다.
디아크는 10일 공개된 첫 디지털 싱글앨범 '섬바디포라이프(Somebody 4 Life)'의 타이틀곡 '빛'으로 활동하고 있다. 친숙한 멜로디에 서정적인 기타 리프를 중심으로 힙합 사운드가 더해진 컴텀포러리 알앤비 곡이다. "혼자가 익숙했던 이들이 남을 위해 사는 삶에 행복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빛이 되는 내용이 담겨있죠."(전민주) "많은 분이 편안하게 들으실 수 있는 노래예요."(유나킴) 디아크의 설명처럼 '빛'은 남녀의 사랑보다는 가까이 있는 이들을 위한 위로를 담았다.
담담하게 어깨를 두드려주는 듯한 노래는 영상으로도 이어진다. '빛' 뮤직비디오에서 배우 조민수와 멤버 한라가 호흡을 맞췄다. 무의미한 삶 속에서도 딸만 바라보며 사는 엄마가 고등학생 딸의 죽음으로 혼자 남게 되는 이야기다. "조민수 선배님의 신중하고 깊이있는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죠. 존경스러웠어요."(한라) "멤버들과 다 같이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폭풍 울음을 터뜨렸어죠."(천재인) 스무 살 전후의 나이로 데뷔하는 걸그룹은 '어린 나이'가 무기지만, 디아크는 이보단 전 세대가 공감하는 노래를 선택했다.
그래서인지 디아크는 '진정성'에 힘을 줘 말했다. 수많은 데뷔곡 후보 중에서 '빛'은 유독 달라 보였던 것이다.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곡을 찾았어요."(전민주) "방송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것보단 저희의 진정성이 느껴질 만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한라) 다섯 명의 소녀는 나이대에 가장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콘셉트가 아닌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곡과 만났다. 지난해 데뷔할 예정이었지만, 지금의 멤버와 '빛'을 만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각자 팀 안에서 뚜렷한 역할이 있다고 설명한 디아크는 '빛'외에도 남자그룹이 보여줄 만한 무대에 눈길을 끌었다. 음악방송 무대에서 '인트로(intro)'를 통해 힙합댄스로 군무를 보여준 것. 2년 전부터 한 명씩 모이기 시작한 이들은 남자 아이돌 안무를 따라 하면서 팀의 정체성을 갖기 시작했다. "(정)유진이가 합류하기 전에 네 명이 방탄소년단 '상남자'를 커버하면서 '아 이거다'라는 느낌이 왔어요. 저희에게 맞는 정확한 색깔을 찾은 것 같았죠."(전민주) "반응도 좋아서 점점 남자그룹 커버 댄스를 집중적으로 하게 됐죠."(천재인) '빛'은 또 다른 '인트로'인 듯했고, 이들의 진짜 색채는 지금보다 더 진할 것으로 보였다.
전민주와 유나킴은 각각 'K팝스타2' '슈퍼스타K3'에서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두 사람을 기억하는 팬들도 많다. 다른 멤버들보다 튈 법도 하지만, 두 사람은 디아크에 온연히 녹아든 모습이었다. "'슈퍼스타K3' 슈퍼위크 첫 주에 탈락했죠. 제겐 트라우마가 됐고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더욱 독하게 연습했습니다."(유나킴) 또 디아크는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 중인 가수 홍진영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홍진영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연습생 때 힘든 것들이나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야 할지 대해서 많이 말씀해주시죠."(유나킴) 특히 홍진영은 라디오 방송에서 디아크에 대해 "우리 아기들"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만큼 같은 여성 가수로서 후배를 아끼는 마음이 큰 듯했다.
주변의 응원을 뒤에 업고 데뷔한 디아크는 포부도 다른 팀과는 달랐다. 멤버들은 "저희 색깔이 가요계에 없었던 것이기에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서로 피드백과 모니터링을 해주고 있어요. 한 명도 빠짐없이 힘이 되는 존재예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전민주) 밝은 미소 속에서 미래로 뱃머리를 돌린 디아크에게는 이제 묵묵히 전진할 일만 남았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디아크 ⓒ 뮤직K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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