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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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장수상회' 미소도 눈물도 넉넉한 강제규표 실버 로맨스

기사입력 2015.04.08 21:11 / 기사수정 2015.04.08 21:12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아차, 하는 순간에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 굵직굵직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어온 강제규 감독이 가족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9일 개봉하는 '장수상회'는 자신의 아버지와 손잡고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그가 만들어낸 휴먼 드라마다.
 
성칠(박근형 분)은 장수상회에서 오랜시간 일해온 점원이다. 그는 매달 이달의 점원상을 받을 정도로 성실하지만 해병대까지 나오며 만든 자기만의 고집도 강한 인물이다. 자기 집 앞에 주차한 이사차량에 대해 버럭버럭 화를 낸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인물이다. 그런 성칠의 앞 집에는 금님(윤여정)이 이사왔다. 금님과 성칠은 잠시 오해를 겪기도 하지만 이내 서로 통성명을 하고 식사를 함께 하며 점점 친해진다.
 
재개발에 완강하게 반대하는 성칠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장수(조진웅)를 비롯한 동네 주민들은 금님과 장수의 연애를 응원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미인계 작전을 사용해보자는 것. 특히 장수는 적극적으로 성칠의 연애를 지원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카드를 주며 데이트에서 쓸 수 있도록 했고, 아버지의 환갑잔치를 위해 맞췄던 양복을 선물하며 그의 연애를 지원했다.



장수의 딸 아영(문가영)과 아영의 남자친구 민성(찬열) 또한 성칠과 금님의 데이트가 어색하지 않도록 함께 따라 나선다. 성칠과 금님 두 사람은 서로 버킷리스트를 함께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질투하는 모습을 드러내며 이렇게 사랑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충분히 들게 한다. 영화는 약간의 반전을 통해 무릎을 치게 만든다.
 
영화는 성칠과 금님의 로맨스와 가족과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억지로 눈물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현실 속 노인 문제와 옅게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눈물이 흐른다.

그러나 영화는 슬픈 순간에도 밝은 톤을 유지한다. 강제규 감독의 말대로 동화를 보는 듯 하다. 성칠이 갔던 국화꽃축제, 프롤로그를 장식한 아름다운 황금 들판, 사랑이 묻어나는 금님의 집등 따뜻한 풍광들은 마치 환상처럼 펼쳐진다.
 


tvN '꽃보다 할배'로 회장님이 아닌 로맨티스트 이미지를 얻은 박근형은 '장수상회'에서는 소설 '운수좋은 날'의 '김첨지'같은 남자로 변신했다. 그는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에 서툴지만 그 안에 진심을 품고 있는 성칠을 표현해냈다.
 
윤여정은 스크린 밖의 세련된 여배우에서 수더분하지만 소녀같은 금님으로 나타났다. 이름을 말하며 살짝 수줍어하는 미소도, 애교섞인 말투도 모두 매력적이다. 반세기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의 호흡은 명불허전이었다.

영화를 이루는 두 축인 박근형과 윤여정 외에도 조진웅, 한지민, 황우슬혜, 김정태, 문가영등 다양한 인물들이 자신의 몫을 잘 소화해냈다. 스크린 첫 도전인 엑소 찬열도 신고식을 무난하게 치뤘다.

'장수상회'는 김춘수의 시 '꽃'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을 애틋하고 소중하게 그려냈다. 장수상회는 착하지만 마음 아프고, 설레지만 서글펐다. 오는 9일 개봉.
 
추천별점: ★★★☆
추천대상: 마음 따뜻한 영화가 보고픈 이, 부모님의 데이트 영화를 골라야 하는 사람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장수상회ⓒCJ엔터테인먼트]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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